▲ 폭우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플라스틱 배수관로를 한 주민이 가리키고 있다. 인접한 곳에는 배전반이 설치돼 있다.

고양누리길에 조성한 배수관로가 폭우로 유실돼 부실공사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1년이 다되도록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부실행정이라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29일 고양시에 따르면 유적지 등 문화유산을 활용한 친환경 트레킹 코스 조성을 위해 2010년·2011년 연속사업으로 행주누리길 등 5개 코스 누리길공사에 들어가 같은해 6월 준공했다. 사업비는 11억5천만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서삼릉누리길을 지나는 골프장 부지에 조성한 PE측구(플라스틱 배수관로)가 준공 한달여만인 지난해 7월 쏟아진 장마로 유실되면서 배수 기능을 상실했다.

도로 지형과 배수용량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플라스틱 배수관로를 설치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배수 기능을 상실한지 1년이 지나도록 방치되면서 비만 오면 주변 도로가 물바다를 이루는 등 오히려 누리길을 찾는 관광객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더욱이 골프장측이 배수관로 옆에 2만2천900Ⅴ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배전반이 설치돼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해 9월부터 시와 구 등 행정기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지금껏 복구는 물론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

골프장 관계자는 "시가 골프장 부지를 지나는 누리길을 만들기 위해 부탁할 때는 직원이 매일 오더니 배수시설 복구 요구에는 귀를 닫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처음부터 콘크리트 흄관이 타당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플라스틱 배수관을 설치한 것이 유실의 원인이었다"며 "조만간 응급복구비를 마련, 추가공사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고양/김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