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백령도에서 '마을잔치'가 크게 열렸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인 '하모니 플라워호'의 첫 취항을 축하하는 잔치였다.

지난 27일 오후 배가 도착하는 시각에 맞춰 부두로 모여든 백령도 주민들은 손을 흔들며 하모니 플라워호를 타고 섬으로 들어온 가족과 일가 친척, 관광객, 지역 정계 인사 등을 반갑게 맞이했다. 하모니 플라워호가 정박한 용기포 신항 한쪽에서는 백령도 주민자치위원회 등에서 준비한 마을 잔치가 시작되고 있었다.

특히 부녀회 주민들은 하모니 플라워호 취항 환영식에 참가하기 위해 온 '육지 손님들'에게 대접할 국밥 등 음식 준비로 분주했다. 섬 마을 전체가 사흘 전부터 잔치 준비를 했다는 박옥실(50·여)씨는 "이런 경사가 어디 또 있겠느냐. 소까지 한 마리 잡았다"며 즐거워했다.

기존 인천과 백령을 오가는 소형 선박들은 안개와 풍랑 등 기상 악화로 인해 지난 3년간 결항일수가 연평균 82.4일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2천71t급인 하모니 플라워호가 출항하게 되면서 결항 일수가 절반 이상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인 가족이라는 이명희(44·여)씨는 "당장 육지에 사는 친·인척들을 자주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섬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백령도는 우리나라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이다. 사곶해변과 콩돌해변은 물론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옹진군은 대형 여객선 취항이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고대하고 있다. 주민 김미선(42·여)씨는 "민박이나 음식점 등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주민들이 많다"며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오가고 돈이 돌게 되면 섬 전체에 큰 활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백령도 현지에서 열린 취항 환영식에서 조윤길 옹진군수는 "역사적인 날이다. 국토 방위의 전초기지이자 전국에서 가장 교통이 불편한 백령도와 대청·소청도에 주민들의 숙원인 대형 여객선이 취항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어 "주민들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광 활성화와 청정 농수산물의 신속한 유통 등 지역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