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 제인 페터슨. 생소한 이름이다. 백치미 때문에 붙여진 별명 '멍청한 금발미녀'. 시대를 초월한 문화적 아이콘. 불우한 어린시절. 양키즈 강타자 조 디마지오. 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과 이혼. M.M열풍의 주인공. 플레이보이지 창간호 표지모델. 비극적인 죽음. 알 듯하다. 메릴린 먼로(Marilyn Monroe)다.

1962년 5월19일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의 생일 만찬장에서 메릴린은 '해피 버스 데이,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불렀다. 두명의 케네디(존과 로버트) 사이에서 '퍼스트 레이디'를 꿈꾸며 방황하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그날이 메릴린의 공개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3주 뒤인 8월 5일 새벽 자신의 침실에서 36세의 삶을 마감한다. 자살설, 암살설 등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이틀 후면 그녀의 사망 50주년이다. 지금 미국은 그녀를 추모하는 열기로 뜨겁다.

매릴린은 백치미가 매력이긴 하지만 지적 욕구가 왕성했다. 스타가 되기 전에도 UCLA에서 문학 강좌를 듣고 수백 권의 장서를 모았으며,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을 읽고 베토벤을 들었다. 그러나 고층빌딩 아래에서 발생하는 난기류 때문에 여성의 스커트가 갑자기 뒤집히는 경우를 표현하는 '먼로 효과(Monroe effect)',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걸음을 표현하는 '먼로 워크(Monroe Walk)', 허리를 졸라매고 풍만한 가슴을 강조하는 글래머룩을 표현하는 '먼로 룩(Monroe Look)'이 고유명사가 되었듯 섹시미를 지울 수는 없었다.

메릴린은 위트와 유머도 풍부했다. "잘 때 무엇을 입나?"라는 짓궂은 질문에 샤넬의 모델이었던 그녀는 "샤넬 No.5."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슴이 처질까봐 잘 때도 브래지어를 벗지 않았다. 얼마전 그녀가 환생했다. 영화 '메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My week with Marilyn)'에서 먼로역을 맡은 미셸 윌리엄스. 먼로역을 완벽하게 재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렇듯 메릴린은 지금도 여전히 할리우드의 수많은 여배우들의 롤모델이다. 할리우드의 망나니 린제이 로한은 손목에 그녀의 명언을 문신해 넣었다. '우리는 모두 스타이고, 빛날 가치가 있다'.

/이영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