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사업부지를 경락받은 새로운 시행사에서는 조합원들의 분담금에 약간의 보상을 얹어 지급할 터이니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앞으로 주택건설사업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도와 달란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벌써 많은 조합원들이 계약서에 서명을 한 모양이다. 그래도 지급할 의무도 없다는 새로운 시행사가 분담금을 돌려주고 약간의 위로금까지 더해준다니 한편으론 고마운 생각도 있어서 조만간 김선생도 서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근데 그동안의 이자는 커녕 손해가 막심한 일인데 이런 경우에도 세금문제가 있다고 위로금에 대해서 22%의 세금을 떼고 주더라는 옆 집 이여사의 말에 의아해서 세무사를 찾았다. 세금이란게 뭐 벌어들이고 남는 게 있어야 내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세무사가 확인해 준 얘기도 같은 얘기였다.
공매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주택건설업자가 새로이 주택과 상가를 신축함에 있어 기존 분양자에게 분양권을 포기하고 주택 및 상가의 건축사업이 조속하고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협조하고 동의해주는 대가로 지급하는 보상금, 합의금 등은 사례금 성격으로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의 규정에 의하여 기타소득에 해당한다. 이때 주택건설업자는 기존 분양자에게 지급하는 보상금, 합의금 등에서 이에 직접 대응하는 필요경비(이 경우 당초 조합원 분양 주택에 대해 실지 납입한 분담금)를 공제한 금액에 대해 같은 법 제129조 제1항 제6호의 20% 및 지방소득세 2%의 세율을 적용하여 소득세를 원천징수해서 납부해야하는 원천징수납부의무자가 된다.
보상금을 지급받은 당초 분양자는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다른 소득과 당해 보상금을 합산해서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며, 22% 원천징수된 세액은 기 납부세액으로 산출세액에서 공제된다.
이미 은퇴해서 다른 소득이 없으므로 내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소득공제 등을 적용받아 차액을 환급받게 된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납득이 된 김선생은 아쉽지만 분담금과 위로금이라도 받을 수 있게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자고 억지로 마음을 추스르고 달래본다.
날씨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덥고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정말 힘겨운 요즘, 부동산 경기가 어떻고 물가가 어떻고 경제가 어쩌고 하는 얘기들이 다 먼나라 얘기처럼 아득하기만 한 여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