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스쿨 법학적성시험(LEET)을 치른 수험생들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지역 출신 안배를 위해 설립된 지역 로스쿨에서 해당 지역 출신 학생 선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취지를 무색케하면서 수험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6일 아주대학교와 인하대학교 등에 따르면 아주대 로스쿨의 경우 지난 4년간 214명의 입학생들 중 자대 학생은 7.5%(16명)를 선발하는데 그친 반면, 서울대·연대·고대 출신 학생들의 비율은 47.7%(102명)에 달했으며, 그밖의 학생들 역시 대부분 서울지역 대학 출신으로 채워졌다. 출신지역으로 나눠도 지난 4년간 서울지역이 54.7%(117명)로 절반을 넘었고 경기지역 출신은 21%(45명), 인천 출신은 0.9%(2명)에 그쳤다.

인하대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 4년간 207명이 입학했는데, 이중 서울대·연대·고대 출신 학생들은 48.8%(101명)였지만, 인하대 출신은 10.6%(22명) 뿐이었다. 또한 지난 3년간 인천지역 출신 학생 역시 10.8%(17명)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타 대학 출신을 3분의1 이상 선발해야 한다'는 로스쿨 쿼터제는 현재 자대 학생을 7~10%정도 뽑고 있는 경기·인천지역 로스쿨에서는 유명무실한 규정이 돼버렸다.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는 지역 대학 출신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올해 법학적성시험을 치른 김모(29)씨는 "지역 대학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 로스쿨에서 공부를 해 그곳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야 하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면서 "서울출신 학생들은 지역에서 로스쿨만 졸업한 뒤 또다시 서울로 올라갈텐데 지역사회에 무슨 보탬이 되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수험생 최모(25·여)씨 역시 "학생들 사이에서도 출신 지역이나 출신 대학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출신 학교에 서운한 마음이 들어 시험에 합격한다 해도 고향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학교 관계자는 "지역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만 노력한다고 해서는 부족하다"며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정운·김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