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를 넘나드는 불볕 더위가 한창인 7일 오후 3시,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AK PLAZA 수원점은 폭염을 피해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백화점 주차장은 이미 만차 상태. 그래도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백화점 내부 역시 가족, 친구, 연인 단위로 삼삼오오 몰려 다니는 쇼핑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휴가 중에 가족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았다는 박모(35·여)씨는 "너무 더워서 집에도 못 있겠고 밖에 나가는 것도 엄두가 안 난다"며 "시원한 백화점에서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겸 해서 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8층짜리 주차빌딩에 6, 7층을 올라가서야 빈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갤러리아 수원점 관계자는 "평일에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주말에는 차들이 한번 들어가면 빠지질 않아서 주차요원들이 엄청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폭염을 피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은 급격히 늘었지만 매출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반짝 매출을 기대했던 백화점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늘어난 고객 수만 본다면 매출 신장을 기대해 볼 만하지만 실제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중순부터 8월 현재까지 갤러리아 수원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1.6%가량 신장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마이너스였던 걸 감안한다면 매출 신장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AK 수원점도 폭염이 시작된 후 7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백화점에 들어오는 차량은 6월에 비해 15%가량 증가했지만, 실제 매출은 지난 7월 30일까지 진행된 세일 덕에 그나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가량 신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AK 수원점 관계자는 "고객 수가 늘어난 수치만 본다면 20%는 넘게 신장해야 맞다"며 "올해는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은 많지만 매출로는 많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도 "주말 주차회전 수가 평균 6~7회 정도 되는데 폭염이 시작된 이후 3~4회로 확 줄어든 건 고객들이 한번 백화점에 들어가면 잘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백화점을 쇼핑보다는 폭염을 피해 '피서지' 개념으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