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조직 경영에 필요한 3요소는 비전과 사람 그리고 돈이다. 따라서 리더십은 무엇보다 먼저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사람과 돈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즉 비전을 목표제시라고 한다면 사람과 돈을 움직이는 것을 추진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하나만 부족해도 비전을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리더의 능력은 기업에서는 물론 흔히 우리 주위에 있는 조그만 친목단체의 수장에게도 똑같이 필요한 요소이다. 우리 주위에 나름대로 그럴듯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고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는지, 밑의 조직원들이 내 일같이 신나게 일을 하는지 그리고 충분한 돈은 확보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리더십을 가진 조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예컨대 인천시의 경우를 보더라도 내심 걱정스럽다. 시는 아시안게임 개최 및 인천지하철 건설을 위해 정부에 엄청난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을뿐 아니라 관급 공사에도 현재 약 5천억원 이상이 체불된 상태라고 한다. 정부 재정지원이 여의치 않자 인천시는 여야 지역의원들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이것도 이런저런 이유로 지지부진한 것 같다. 또한 시장이 미디어에 나와 평창·여수 운운하면서 아시안게임 지원을 호소하는 것도 이제는 안쓰럽다 못해 보기가 민망하다. 왜 남들처럼 미리미리 지원을 얻어내도록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최근에는 정치인을 대신하여 지역 종교단체를 비롯한 사회단체들이 대정부 서명운동을 시작하였다. 오죽했으면 시민들이 나서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십에서 보여줄 수 있는 비전이나 사람 활용에 대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행사를 위한 기본 예산도 해결이 안되어 허둥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같은 지역시민으로서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다.
만약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인천시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할 일은 여야할 것 없이 지역을 대변하고 있는 모든 정치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어려운 예산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들이 이런 일을 하라고 시민들이 뽑았고 또한 지역 정치인이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큰 일은 먼저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결에 앞서 무엇보다도 인천시장이 인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사람을 움직이는 일, 즉 지역 정치가들이 인천 발전을 위해 합심을 할 수 있도록 시장 특유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정치가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결국 각 정파의 이해관계로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정치 갈등만 키워갈 것이 뻔한 이치다. 먼저 인천시를 대변하는 정치인의 생각이 각기 다르다면 아무리 시장이 혼자 노력을 해본들 그 결과는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엄청난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 또한 없는 일이다. 그러나 결국 이 몫은 현 시장 개인만이 아니라 고스란히 인천시민 전체가 짊어져야 할 일이다.
따라서 현 인천시장은 매스컴을 통한 대정부 압박과 같은 노력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 여야 정치인들에게 인천의 발전을 위하여 진정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현 시장의 이러한 노력으로 인천 출신 여야 정치가들이 합심이 되면 그때 시민들도 당연히 인천시를 위해 발벗고 나서게 될 것이다. 이제는 중앙정부에 대해 여수나 평창 탓만 할 게 아니라 여야 정치인들이 한 몸으로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논리 개발과 중앙정부에 대한 설득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끌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현 시장이 성공적인 아시안게임의 개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앞으로 곧 있을 차기 시장 선거를 위해서도 우리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바로 그 리더십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