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지속되면서 여름철 대표적인 과채류(과일같은 채소)인 수박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제철 음식'이라는 애칭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
게다가 푸른잎 채소를 중심으로 가격 폭등 조짐까지 보이면서 식탁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상품 기준 수박 평균 소매가격은 2만2천481원으로 평년(1만5천624원)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달들어 2만2천원선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개월 전 평균 가격이 1만3천912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제철에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상승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대체식품인 토마토(1㎏)는 2천886원으로 평년 가격보다 20%나 떨어졌고 참외(10개)도 평년(1만3천988원)보다 소폭 오른 1만4천867원에 판매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수박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일부 대형마트들은 종전 반통짜리 뿐만 아니라 1~2인 가구를 위한 4분의 1 쪼갠 수박을 내놓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수원농수산물시장의 한 상인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수박 덩굴이 말라죽는 등 출하량이 줄면서 그만큼 도매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라며 "당분간은 수박의 가격 오름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박뿐만 아니라 작황 부진으로 시금치와 상추 등 채소가격마저 들썩이고 있다.
시금치(4㎏) 가격은 2만5천762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8.5%나 상승했고 대파(1㎏)도 1개월 전보다 39.5% 오른 2천195원을 기록했다. 상추(4㎏)도 1만9천630원으로 25.2% 높아졌으며 오이와 호박 등 과채류도 폭염의 영향으로 공급이 줄어 조만간 가격이 연쇄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aT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잎이 시들어죽는 현상이 일부 엽채류에서 발생해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온에 의한 생육 장애가 확대되고 있어 8월 하순 이후 채소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