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에 확산된 녹조에 독성물질을 분비할 수 있는 남조류가 포함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특히 고도처리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경기남부지역 일부 정수장에는 총담이끼벌레까지 유입된데다 수돗물 악취 민원도 잇따르고 있어 식수 관리에 총 비상이 걸렸다. ┃그래픽 참조

관계당국은 지난 1일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일대 북한강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독소를 분비할 수 있는 마이크로시스티스(mycrocystis)가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사멸될 때 간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ycrocystins)을 분비하는 특성이 있어 농도에 대한 음용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날 한강 본류 3개 지점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검출됐으며, 관계 당국은 마이크로시스티스의 세포수가 많지 않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성남시와 광주시 정수장에는 총담이끼벌레가 대거 유입돼 식수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1㎜ 안팎 크기의 태형동물인 총담이끼벌레는 수온 22~23도에서 성장하며 갈수기 때 팔당호와 소양호에 주로 분포하는 흰색 부유물이다. 정수장측은 대량번식이 폭염에 따른 수온상승과 댐 축조에 따른 물의 정체 탓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 복정정수장은 응집제 투입량을 평소 13PPM 수준에서 20PPM 정도로 늘리는 등 정수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팔당 원수를 정수해 광주와 용인(처인구)에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광주수도관리단도 분말활성탄과 응집제 투입량을 2배로 늘렸다.

이밖에 팔당호를 비롯한 북한강 수계를 식수원으로 하는 지자체 등에는 수돗물 악취로 인한 민원이 들끓고 있다. 현재 광주시를 비롯, 군포시와 용인시, 남양주시, 부천시 등 14개 시군에서 최근 220여건의 악취민원이 접수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북한강 수계에 독성 남조류가 포함됐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최해민·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