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보희(42·인천시 남동구)씨는 하루가 다르게 느는 식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신을 포함, 4인 가족을 위해 쓴 식비가 단 2주 사이 5만원 정도 늘었다. 김씨는 "라면, 과자, 음료 등 즐겨 사는 품목들의 값이 올랐고 과일, 채소도 마찬가지라 장보기가 두렵다"며 "널뛰는 물가가 추석까지 이어질까 걱정이 크다"고 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 제과, 주류 등의 생산기업이 인기품목의 값을 평균 10%씩 올리고 있다.

농심은 13일부터 '새우깡' 등 3개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삼양식품도 라면 6종류 값을 각각 50~60원 인상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사이다, 콜라 등 10개 품목 출고가를 올렸고, 이에 앞선 지난달 말 하이트진로는 맥주 출고가를 5.93% 높였다. 롯데, 팔도, CJ제일제당, 서울우유 등도 일부 제품 값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생산 기업들은 원가상승으로 인해 기존 가격 유지가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며 가격 인상에 줄지어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신선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극성스러울 정도의 폭염 탓에 인천내 소매 기준 시금치(1㎏·상) 값은 한달 사이 19.34% 올랐고, 적상추(100g) 가격도 20.39% 상승했다. 이외 집단 폐사한 닭(1㎏·도계)은 4.63%, 생물 오징어(1마리·중)는 20.49%, 수박은 38.43%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물가 상승 소식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지만 추석이 포함된 9월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실패했기에 추석, 김장철 등에는 더욱 혼란스러워 질 것"이라며 "각 가정별로 긴축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