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SSM이 택지개발지구에 경쟁적 입점 전쟁을 벌이면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화성 봉담지구 인근 2㎞ 반경내에는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비롯해 GS슈퍼마켓이 입점해 운영중이다. 그러나 지난 5월 이마트 애브리데이 2곳이 잇따라 개장했다.

결국 경기침체 등 여파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던 택지지구 인근 슈퍼마켓 소상공인들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에 '최근 개점한 이마트 애브리데이 2곳의 사업을 철회해 달라'며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A슈퍼마켓 주인은 "대형마트는 그렇다쳐도 2㎞도 안되는 지역에 SSM이 3곳이나 들어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이건 SSM의 경쟁적 입주라기보다는 지역 소상공인을 아예 없애려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수원 호매실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업지구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중인 소상인들은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슈퍼 입점 예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에 휩싸였고, 오는 11월부터 입주 예정인 성남여수지구내 상가의 경우 이미 GS슈퍼가 입점을 마쳤으며 바로 옆 건물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입점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 슈퍼마켓 주인들은 중기중앙회에 사업 조정 신청을 냈다.

이처럼 대형마트 및 SSM이 택지개발사업지구내 또는 주변으로 경쟁적 입주 러시를 벌이면서 지역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지역 소규모 슈퍼마켓들이 SSM 입점을 철회해 달라는 '사업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대기업들은 택지지구 이외에도 상권이 좋다고 판단되는 지역의 경우 웃돈을 얹어주고 슈퍼마켓을 매입해 상호를 변경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소상공인들의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다.

윤희정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부회장은 "대기업이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입점 경쟁을 벌이는 것은 골목상권을 말살하려는 행태로 밖에 안보인다"며 "최근에는 이름도 바꾸고 규모도 편의점보다는 크고, SSM보다는 작은 형태로 법망을 벗어나려는 꼼수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