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의사소통 문제는 인천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문제다. 하지만 송도가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는 10월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리는 'UN ESCAP 정부 간 고위급 회의' 등 많은 국제행사로 송도국제도시를 찾는 외국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이 유치되면 1천500여명의 외국인들이 송도국제도시에서 생활해야 한다.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 민간에서 해법 찾아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외국인들의 정주환경 구축을 위한 팀을 따로 만들었다. 송도로 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송도국제도시를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어 강의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센터를 만들어 외국인들의 불편에 대한 의견 수렴도 하고 있다. 72시간 전에 신청하면 통역자원봉사자를 연결해 의사소통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관에서 직접 나서 외국인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 외국어 사용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들이 자체적으로 시작한 '외국어 가능 업소'는 의사소통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송도 외국인 자문위원회(Foreign Advisory Board)는 외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업소 리스트 작업에 나섰다. 현재 계속해 업데이트가 되고 있으며 올해 가을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들은 외국어 소통이 가능한 음식점에는 '인정됐다(approved)'는 문구가 담긴 스티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스티커를 보고 외국인들이 찾아오면 해당 업소의 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업소에서 외국인 편의 제공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동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을 음식점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 업소로 확대한다면 의사소통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자문위원회 솔로몬 디아스 회장은 "각 음식점 등에서 외국인을 위한 의사소통 문제 해결에 스스로 나설 수 있도록 스티커 제공을 하게 됐다"며 "외국어가 불가능한 다른 업체에서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외국어 혼용 유도, 외국인 소통 기회 제공 필요
외국인들은 가장 큰 불편을 겪는 곳으로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를 꼽았다. 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파트 내 방송, 안내문 등이 생활 자체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청에서 아파트 내 안내문과 방송 등을 번역해주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송도국제도시 한국인 주민들도 영어체험 기회가 늘어난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송도국제도시의 한 주민은 "아이들이 방송을 통해 영어를 듣고 아파트 단지 내에 붙은 영어 안내문을 본다면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국제도시인 만큼 이 정도는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점차적으로 외국인과 인천시민간의 소통 기회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이 같은 교류는 외국인들만의 고립된 사회 구성을 막고, 서로 간의 언어 교육의 기회도 될 수 있다. 지역 친구를 연결해줘 불편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유엔기관 직원으로 2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코 키타다(38)씨는 "앞으로 GCF가 유치되어 많은 외국인이 오게되면 고립될 수도 있다. 지역 사회와 외국인들이 융화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며 "외국인과 인천시민 간 스포츠 경기나 모임 등을 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소통 불통 국제도시서 고립 민간차원 교류 확대가 해답
영어 안통하는 송도 해법은
국제행사 많아 외국인 유입 증가 관주도 해결 역부족 민간 나서야
외국어 가능업소 발굴·인증 대안 언어 혼용·지역 친구맺기도 필요
입력 2012-08-1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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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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