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서 14일 밤부터 15일까지 내린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까지 모두 71건의 피해상황이 집계됐다. 주택·건물 침수가 2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도로침수는 5건, 공장·상가 침수는 10건이었다. 폭우와 동반한 강풍으로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의 피해도 17건이 발생했다.
피해의 대부분은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강화도에 집중됐다. 삼산면에선 도로가 침수되고, 공사장이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길상면에서는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비가 오는 중에 자신의 농경지를 확인하러 갔던 60대 남성이 실족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5일 오전 11시50분께 인천 강화군 선원면 냉정리의 대청리 수로에서 한모(6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농경지를 확인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는 교동에 304㎜(오후 3시 기준)의 비가 내리는 등 대부분의 지역에 250㎜ 안팎의 비가 내렸다.
인천시는 14일 오후 11시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자 380여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으며, 문자메시지 등으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홍보활동을 폈다. 어선에 대해서는 안전조치와 함께 대피지시를 내렸다.
폭우와 함께 동반한 강풍으로 뱃길이 끊기기도 했다.
15일 서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가는 13개 항로 중 9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인천항 운항관리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와 6시를 기해 서해 먼바다와 앞바다에 각각 풍랑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백령도와 제주, 강화지역을 운항하는 4개 항로를 제외한 대부분 노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경인아라뱃길의 선박 운항도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통제됐다.
인천기상대 관계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상층에 찬 기운을, 하층에 많은 수증기를 동반한 비구름이 빠른 속도로 중부지방으로 남하하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면서 "중북부에 많은 비를 내린 강한 비구름대가 남쪽으로 향하고 있어 충청이남 지방에도 호우특보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로 인해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은 급감했다. 비로 인해 냄새 유발 물질인 지오스민(geosmin)의 농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시 상수도본부는 팔당 원수의 지오스민 농도가 1천ppt를 넘었던 지난 6일 19건을 비롯해 지난 1~11일 접수된 수돗물 악취 민원은 총 62건이지만, 12일부터는 악취민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11시에 발효된 호우주의보는 15일 오전 2시에 호우경보로 대체됐으며, 10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2시30분께 해제됐다.
/김종호·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