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가 운영중인 주민참여예산제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이며 순조롭게 정착하고 있다.

부평구(구청장·홍미영)는 주민참여예산제 지역위원회의가 2013년도 예산에 반영할 사업으로 총 59건을 제안했다고 16일 밝혔다. 분야별로 보면 문화환경분야 25건, 도시관리분야 22건, 자치행정분야 9건, 경제복지분야 4건 등이다.

도로 포장과 보행로 개선, 침수예방, 등산로 정비, CCTV 설치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또 동네 쉼터를 조성하자거나 홍보 게시판을 설치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교통량이 많은 곳에 민간자본으로 전광판을 설치해 부평을 홍보하고 민간기업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동네 곳곳의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주민들이 공무원들이 일일이 살필 수 없는 부분까지 다 챙기고, 작은 예산으로도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특정 분야에 제안 사업이 몰리는 경향은 앞으로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주민참여예산 주민위원회(위원장·조성혜)는 지난 13일부터 지역위원회가 추천한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 들어갔다. 조성혜 위원장은 "행정이 미치지 못하는 동네 구석구석의 다양한 현안들이 제기됐다"며 "도시관리나 문화환경 등 일부 분야에 사업이 많이 몰리는 등 생각보다 다양한 제안이 제기되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고 했다.

주민위원회는 8~9월 지역위원회와 분과위원회에서 추천한 사업을 어떻게 내년 예산에 반영할지 절차와 방법 등을 결정한다. 이어 주민대표 6명과 홍미영 구청장을 포함한 집행부 6명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가 10월 예산 반영 작업을 한다.

유진수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 풀뿌리위원장은 "행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후순위로 넘겨진 사업들이 주민의 실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CCTV 설치 제안이 많았는데 감시와 단속보다는 이웃끼리 신뢰를 쌓고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활동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