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북성로를 중심으로, 2013년까지 모두 20여개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삼덕상회 카페를 리노베이션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3곳 내년에는 20곳을 리노베이션해 다양한 방법으로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건물의 실측조사 등을 10여년에 걸쳐 진행해오고 있다.

■ 삼덕상회 어떻게 만들어졌나?

삼덕상회는 '대구시 중구 도시만들기 지원센터(이하·지원센터)'가 진행한 '북성로 근대건축물 리노베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삼덕상회는 건물 소유주를 비롯한 민·관의 합작품이다. 출발은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북성로를 재조명하려 한 민간영역에서 시작됐다. 지원센터는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 지역을 재구성하는 설계를 했다. 처음 설계안의 내용을 실물로 구현한 것이 '삼덕상회'다.

삼덕상회가 탄생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겪었다. 이 건물을 빌려 운영하고자하는 세입자를 찾았고, 건물주를 설득했다. 민간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에 관도 설계비를 지원했다. 세입자는 자신의 생각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공간을 찾은 것이고, 5년간 임대를 해준 건물주는 건물리노베이션으로 인한 부동산 가치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 관에서도 민간이 주도하는 활동에 힘을 실어줬다.

┃그래픽 참조

지원센터 권상구 사무국장은 "지주와 세입자·지자체·전문가 등의 이해관계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고자 했고, 그 실험을 한 곳이 삼덕상회다"고 말했다.

■ 삼덕상회 이후, 북성로의 모습은?

삼덕상회를 시작으로 한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는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성로의 지역적 특성은 공구 상가가 밀집해 있고 일제강점기 건축물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원센터 권상구 국장은 "기존에 있던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원과 특성을 바탕으로 더 상위의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 공구 상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의 가치는 단순한 임금 노동자를 넘어 원천공업기술을 가지고 있는 '장인'이라는 것이 권 국장의 설명이다.

지원센터는 사회적기업인큐베이팅 센터를 만들어 매년 100명 정도의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사회적기업가들의 아이디어와 북성로의 장인들이 만나면 창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인천은?

대구는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부터 북성로에 대한 실측조사를 10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일대 모든 건축물에 대해 1㎜단위로 실측을 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 살고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축물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수면위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삼덕상회는 그러한 노력의 바탕위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인천의 경우 개항장 일대 건축물 또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해 이뤄진 조사는 '연혁의 나열' 수준이라는 것이 학계의 평가다. 또한 문화재급 문화유산 외에 다른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활용 계획은 전무한 실정이다.

민간 영역의 규모나 역량, 지역정체성 등 대구와 인천은 다른 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자원을 바탕으로 도시를 재생하고 있는 것은 참고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