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촉발된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은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해 2014년이 돼야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행장은 23일 경인일보와 인천경영포럼이 라마다송도호텔에서 공동주최한 제270회 조찬강연회 초청강사로 나서 이같이 전망한 뒤 "내년 말까지는 재무관리 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해 버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행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민간분야에 국한됐기 때문에 각국 정부의 개입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극복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유럽발 재정위기는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독일이 힘을 모아야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런데 올 하반기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독일의 정권교체 시기가 이어진다"면서 "내년 2~3월께 정권교체기가 지나고 내년 상반기에 가야 이들 국가의 정치지도자들이 해결책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내년 상반기 이번 위기에 대한 대책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 가서나 경기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자가 활성화 되는 시기는 빨라야 2014년이 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강연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에게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강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서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뜻)'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을 당부했다.
또 각 분야에서 한때 세계 1위기업으로 우뚝 섰다가 몰락한 닌텐도, 노키아, 코닥 등의 사례와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는 화엄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와 혁신에 힘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행장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소기업을 살려야 기업은행도 살 수 있다"면서 "기업은행은 비올 때 중소기업에 우산을 씌워주는 은행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임기중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반드시 한자리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12월 기업은행 최초의 공채출신 은행장으로 취임한 조준희 행장은 지난해 7월 17%였던 중소기업 대출최고금리를 12%까지 낮추는 등의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부터는 최고금리를 10.8%까지 낮췄다. 지난 2005년 경인지역본부장으로 근무하는 등 인천과도 인연이 깊은 조 행장은 "올 7월말 현재 기업은행은 인천지역에서 5조3천억원의 예금을 받았지만, 대출규모는 11조9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인천지역 기업들에게 더 많은 대출을 해 주기 위해 앞으로는 예금을 기업은행에 맡겨달라"며 즉석에서 예금유치 활동을 벌여 강연회 참석자들의 호응을 유도해 눈길을 끌었다.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