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윤모(41·여)씨는 빚에 시달리는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 속에서도 아이들 교육에 올인한 이른바 '에듀푸어'(교육 빈곤층)다. 남편의 급여와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해 보태는 한달 수입이 400만원에 못미치지만, 교육비는 월 100만원 이상 꼬박꼬박 들어간다. 매월 부담해야 하는 주택 대출 이자도 만만치 않지만, 아이들 교육비를 줄일 생각은 없다. 윤씨는 "저축 등은 생각도 못하고 있으며, 교육 때문에 대출까지 늘려야 할 실정"이라며 "아이들에 대한 투자를 장기적 저축으로 보며 참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등에 시달리면서도 교육비는 과다하게 지출하는 이른바 에듀푸어가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선임연구원 등이 발표한 '국내 가구의 교육비 지출 구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교육 빈곤층'은 82만4천가구, 가구원은 305만명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정의한 교육빈곤층은 '부채가 있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상태임에도 평균보다 많은 교육비를 지출해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뜻한다. 지난해 교육빈곤층은 월평균 313만원을 벌었다. 자녀 교육비 지출이 있는 전체가구(이하 전체 교육가구)의 소득 433만4천원에 120만원 모자라는 '평균 이하'다. 반면 교육비는 더 썼다. 전체 교육가구가 평균 51만2천원을 교육비로 지출한 데 반해 교육 빈곤층은 월 86만8천원을 썼다. 이는 소득의 28.5%로 전체 교육가구의 소득 대비 교육비 비중 18.1%를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가계수지는 적자를 보이고 있다. 교육 빈곤층은 한달에 313만원을 벌지만 381만5천원을 지출해 매월 68만5천원의 적자를 보고 있었다. 의식주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을 줄이거나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실제 이들의 대출 이자 지출도 평균 15만2천원으로 전체의 12만7천원보다 많았다. 보고서는 "교육 빈곤층 증가는 중산층 붕괴로 연결될 수 있다"며 "사교육 완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