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인천해역을 통과한 28일 인천에선 다행히 예상보다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풍에 가로수가 유실되고 간판이 떨어져 나가는 등 사고가 속출해 시민들은 긴장감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날 경인일보 취재진이 둘러본 인천시내 곳곳에선 가로수 유실과 간판이탈 등 강풍으로 인한 크고작은 피해사례를 볼 수 있었다.
오후 2시께 송도국제도시는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선 주차장에 설치된 안내부스가 넘어가고 가로수가 쓰러졌다.
건설현장 곳곳에 설치된 안전펜스도 강풍을 이기지 못했다.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철거현장의 펜스는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져 있었다. 연수구 송도 3교 인근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부지에 설치된 펜스는 인도쪽으로 넘어져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바다와 인접한 LNG진입도로는 더욱 강한 바람이 불어 차량이 좌우로 흔들릴 정도였다. 이날 차량으로 LNG도로 위를 지났던 전모(28)씨는 "운전대를 꼭 잡고 있어도 차량이 옆으로 밀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인천항과 경인아라뱃길 등에서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관계기관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연안부두 연안여객터미널은 바람막이 시설이 찢어졌고, 남항 석탄부두 방진막이 고정장치에서 떨어져 나갔다. 해양광장의 친수공간 앞에 설치된 안전띠는 바람에 끊어지기도 했다.
개장이후 첫 태풍을 맞은 경인아라뱃길은 어느 곳보다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에 있는 총 4기의 크레인이 행여나 넘어질까 단단히 고정을 시켜두고 사태를 지켜봤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태풍 때문에 전직원이 비상사태"라며 "아직 시설물이 준공이 안된 곳도 있기 때문에 각종 시설물 정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태풍으로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가는 13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전면통제됐으며, 해경은 어선 2천220척의 출어를 통제했다. 인천공항 항공기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136편이 결항됐고, 223편의 이륙이 지연됐다. 인천기상대 관계자는 "대형태풍이라는 소식 덕분에 사전대비가 철저해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재·정운·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