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휩쓸고 간 태풍…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덴빈 이동 경로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태풍경보가 내려졌던 2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 1.8㎞ 해상에서 전복된 중국 어선 2척의 잔해에서 해양경찰구조대 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33명의 선원 중 5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됐다. /뉴스1

초강력 태풍 '볼라벤'(BOLAVEN)이 경기·인천지역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을 할퀴고 지나갔다.관련기사

중국 어선 2척이 좌초해 중국 선원 15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내국인 10여명도 나무 등에 깔려 숨지는 등 전국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초속 50m 안팎의 거센 바람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서울·경기·인천·충남·전남·제주·경남 등 전국 174만여가구와 주요 산업단지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국내 대표 소나무인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가 부러지고, 충북 괴산 '왕소나무(王松·일명 용송·천연기념물 제290호)'도 뿌리가 뽑힌채 쓰러졌다.

주요 하늘길과 뱃길 운항이 끊겨 오후 5시 현재 김포와 제주 등 국내선 77편, 국제선 117편 등 모두 194편이 결항됐으며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 국제신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 통행도 전면 통제되는 등 교통통제도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 오후 6시 현재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10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에서 610건의 정전이 발생해 174만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다. 과수 1천915㏊, 벼 848㏊, 밭 52㏊ 등 2천815㏊의 농경지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40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 1.8㎞ 지점에 떠있던 월강성어 91104호와 91105호(이상 산둥성 웨이하이시 선적·t수 미상)가 강풍과 높은 파도로 좌초했다.

이들 어선에는 모두 33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5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18명은 구조됐다.

전북 완주군 삼례읍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비원 박모(48)씨가 강풍에 날린 컨테이너 박스에 깔려 숨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8명이 숨졌다.

경기지역에선 태풍경보가 발효된 오전 9시 37분께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반월산업단지 S피혁 공장내 공터에서 업체 직원 선모(38)씨가 강풍에 날린 천막 지붕에 다리를 맞아 왼쪽 발목이 골절되는 등 모두 3명이 다쳤다.

역대 우리나라를 찾은 태풍 가운데 5번째로 센 바람을 불러온 볼라벤은 이날 오후 4시께 북한 황해도 강령군 장수리 해안에 상륙해 시속 37㎞로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hPa)에 최대 풍속 초속 38m, 강풍 반경 400㎞로 세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한 중형' 태풍이다.

한편 제14호 태풍 '덴빈'이 30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 서쪽 180㎞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보돼 다시 주말부터는 전국에 비가 내리는 등 태풍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이재규기자

▲ 제 14호 태풍 덴빈 경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