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의 원작시, '솔아 푸른 솔아'의 작가 고(故) 박영근 시인을 기리는 시비(詩碑)가 인천에 세워졌다. 박영근 시인은 1980년대 국내 노동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3시 인천시 부평구청 인근 신트리공원에서 박영근 시인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관련기사 37면

제막식에는 그의 유족을 비롯해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그와 인연을 맺은 예술계와 노동계 인사,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어른 키 높이에 둥근 반원 형태의 비석에는 그의 대표 시 '솔아 푸른 솔아'(백제6)가 그의 육필 글자체로 새겨졌다. 시의 육필 원고가 남아있지 않아 그가 남긴 다른 원고에서 글자를 모아 제작했다. 시비 재료는 충남 보령지역 오석으로, 원석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다듬어졌다.

시비 건립은 지난해말 꾸려진 '시인 고 박영근시비건립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추진해 왔다. 위원회는 시비를 건립하고자 모금활동을 벌였고 문학·미술·노동·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220여명의 인사로부터 2천200여만원을 모았다.

현기영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은 "노동자의 삶터인 부평에서 생활하고 시로 영상화했던 박영근 시인의 시비를 이 공원에 모시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점점 천박해지는 세태속에서 힘든 세상을 살다 간 박 시인의 뜻을 기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