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달 / 한국법무 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운영위원장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는 지난 한해 영화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과거속에 묻힐 뻔한 사건이 재조명되고 결국 관련자들은 재수사 끝에 사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이런 맥락에서 청소년들의 집단 따돌림 이른바 '왕따' 문제는 최근 한 인기 아이돌그룹의 팀내 왕따 논란으로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왕따 문제는 어린 학생들을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 충격에 빠뜨려 급기야 자살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어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다음 이슈는 무얼까? 과연 또 어떠한 문제가 여론을 들끓게할까? 현대사회는 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세워지기도 전에 또다른 문제가 대두돼 이전의 것은 기억에서 잊혀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관심을 끄는 사회문제가 터지고 나면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절한 대안을 세우기 위해선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를 기다릴만한 여유조차 없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당장에 해법이 나오길 강요한다. 이러다보면 졸속으로 그치고 만다. 이러한 졸속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끈기를 가져야 한다. 중단기적인 계획을 세워 차분히 추진할 여유가 필요하다.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의 최후는 대개 법의 심판을 받은 뒤 교도소라는 교정시설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들은 교도소에서 일정 기간을 채우면 출소해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된다. 다시는 교도소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다짐은 출소하는 수형자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범죄율 중 재범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에 달한다. 사회에서는 아직도 전과자에 대한 냉대와 편견이 남아있어 다시 범죄를 짓고 교정시설로 되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정행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범죄자와 피해자 그리고 사회가 용서와 화합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다양한 조화를 이뤄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도소는 수용자에게 엄정한 형 집행과 동시에 교정·교화를 통해 자아성찰, 반성과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배움의 기회도 주고 있다. 검정고시·독학사·컴퓨터교육 등 시설내에서 본인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출소자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돕는 취업·창업지원협의회와 취업전담반도 구성돼 출소 예정자들의새삶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가 그릇된 편견을 버리고 이들의 재활 의지를 북돋우고 관심을 가져줄 때 이들은 비로소 공동체 사회에 안착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전과자라는 딱지를 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