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금곡동 배다리 지역에 위치한 헌책방인 '한미서점'. 좁은 공간에 빼곡히 쌓인 책들 사이에 있는 작은 카운터에서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이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장원혁(44)씨의 손은 쉬지 않았다. 창고에서 꺼내온 책의 먼지를 닦아내느라 분주했다. 간간이 손님들이 찾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그의 손은 좀처럼 쉬질 않았다.

장 대표는 "쉴 틈이 없다. 손님이 많지 않아도 가게를 수리하거나, 책을 정리하거나 손질하다보면 시간이 적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그가 이 곳을 운영한 지는 8년째. 이전에는 장 대표의 아버지가 책방을 운영했으며 합하면 50여년동안 이 곳에서 헌책방을 운영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책방에서 일을 하곤 했다"며 "처음엔 물려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아버지가 8년전에 쓰러지신 후부터 이 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헌책방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것을 위해 매일 책을 닦고, 정리하고, 가게를 손본다.

장 대표는 "손님이 과거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많진 않아도 손님들이 꾸준히 찾고 있으며, 좋은 책이 많아지고, 가게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손님들도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책을 싸게 사기 위해서, 다른 곳에 없는 책을 구하기 위해서, 또는 과거의 향수 때문에 이 곳을 찾는다"며 "이 곳을 찾았을 때 조금이라도 더 쾌적하고, 찾는 책들이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헌책방에서 일하면서 '손님이 이 곳에서 책을 구하고 좋아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책의 가격이 낮다고 해서, 책의 가치까지 낮은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너무 오래되거나 훼손이 심한 책은 폐기처분하는데, 안타깝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오래된 책들을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 손님들이 책을 구할때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헌책방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헌책방이 가진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 헌책방은 '책이 새로운 주인을 찾는 곳'이라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책을 기준으로 헌책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책이 좋다"며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찾았으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