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이 출시 6개월 만에 5조원을 돌파했다.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시중은행이 공급한적격대출은 5조4천879억원이다. 8월에만 2조1천341억원 늘어나 5조원을 거뜬히 넘어섰다.

   월별 공급액은 3월에 1천335억원이었지만 4월 3천203억원, 5월 5천47억원으로 급증했다. 6월에는 1조1천340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서고서 7월에도 1조2천563억원 더 커졌다.

   이런 추세라면 주택금융공사의 올해 적격대출 공급 목표치인 11조5천억원을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격대출은 유동화에 적합하도록 정해진 조건에 맞춰 설계된 장기고정금리 상품이다. 은행이 상품명이나 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해 팔면 주택금융공사가 대출채권을 사들여 주택저당증권(MBS) 등 형태로 유동화한다.

   적격대출이 인기를 끄는 것은 낮은 금리 때문이다.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데도 현재 판매되는 적격대출 상품 금리는 4% 초ㆍ중반에 불과해 변동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점도 인기 비결이다.

   시중은행들이 적격대출을 앞다퉈 내놓은 것은 범정부 차원의 가계부채 종합대책때문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9일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잔액 비중을 2016년까지 30% 선으로 끌어올리도록 주문했다.

   올해 3월 SC와 씨티은행을 선두로 농협ㆍ하나ㆍ국민ㆍ신한ㆍ기업은행 등이 잇따라 적격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리ㆍ외환은행이 막차를 타면서 지방은행을 제외한 9개 시중은행 모두 적격대출을 취급하게 됐다.

   주택금융공사 정하원 시장유동화기획단장은 "변동금리 일색이던 주택담보대출이고정금리인데도 금리가 낮다 보니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적격대출 시행 초기에는 신규 대출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리 상승에 대비해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기존 주택담보 대출자들의 수요가 많아졌다.

   주택대출 의존도가 높은 은행들은 수익성 고민에 빠졌다.

   이자 수입 대신 주택금융공사에서 판매수수료만 받는 탓에 적격대출 수익성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보다 훨씬 떨어진다.

   적격대출이 출시된 3월 이후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의 월별 주택담보대출 신규금액은 5조원대 초반에서 정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