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검증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준길 당 공보위원의 '안철수 대선 불출마 협박' 의혹이라는 악재가 불거졌지만 그동안 '장외주자'였던 안 원장이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링에 오르는 순간 검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에서의 국정감사 등 상임위 활동과 대선 조직 차원에서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을 병행할 전망이다.

   우선 정무위를 비롯한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대대적 공세가 점쳐진다.

   안철수연구소(안랩) 대표를 지낸 안 원장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의혹, 산업은행의 안랩 투자 과정에서의 뇌물제공 의혹, 재벌회장 구명 탄원서,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등이 그 대상으로 꼽힌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그동안 제기된 이런 의혹에 대한 자료를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 검증을 위해 당내 컨트롤타워를 둘 수도 있다. 이른바 '안철수 검증팀'이다.

   당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안철수 검증팀'이 없었던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늦어도 10월부터는 당내 팀을 꾸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팀을 비선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공식화하는 방법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이 '사찰'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원장측은 불출마 협박 의혹을 제기하면서 새누리당과 사정기관에 의한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 김관영 의원은 국정원 2차장을 지낸 김회선 의원과 기무사령관 출신 김종태 의원을 지목하며 "새누리당이 정보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근혜 대선후보 진영의 한 측근은 "안 원장과 관련된 제보는 캠프에 쌓여 있다"며 "하지만 안 원장이 공식 출마선언을 할 때까지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네거티브 대책팀장'으로 거론된 김회선 의원도 법률적 자문ㆍ지원 역할을 할 뿐 안 원장의 검증과는 무관하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무소속 강용석 전 의원이 지난해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찰스(안철수 원장)의 거짓말'을 비롯해 시중 루머에 대해 나름대로 진위 파악을 해왔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강 전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들만 모아도 '안철수 파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파일이 아니라 검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