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들이 위험하다. 유일한 안전망인 유학생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곳은 몇 곳 안 되고, 유학생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17개 주요 대학이 이 정도이니, 유학생 수가 적은 대학교나 단과대학인 경우 유학생 안전망은 더욱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참조

■ 보험료 지원학교 단 2곳?

경기도 소재 17개 주요 대학교 가운데 학교측에서 보험료를 지원해 주는 곳은 한국항공대학교와 한세대 등 2곳이 전부다. 대학정보 공시센터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항공대의 경우 올해 유학생 수는 단 16명 수준이며, 한세대는 216명이어서 그나마 지원이 가능했다. 또한 보험가입을 의무화한 곳은 강남대, 경희대, 단국대, 아주대, 한북대, 한신대, 한양대, 협성대 등 8곳으로, 이들 대학은 대부분 최근까지 보험가입을 자율화하다 의무화로 전환한 곳들이다.

입학땐 보험가입 의무화였다 2학년때 자율로 바뀌는 곳도

경희대 등록금고지서에 포함 학생 편하게 납부하도록 유도

이외 유학 첫 해는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2년차 때부터 유학생 자율에 맡기는 곳이 한국가톨릭대, 한국외대 등 2곳이며, 아예 유학생 개개인의 자율에 맡긴 곳은 가천대, 경기대, 용인대, 한국교통대, 명지대 등 5개 학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를 실시, 이 가운데 보험가입 여부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면서 학교측에 보험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에선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유학생은 장학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키거나 수강신청을 못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험가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잘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유학생들이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학교 인증제에 유학생의 보험가입 비율을 평가, 의무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학생 보험은?

유학생보험 가운데 가장 많은 학생들이 가입하고 있는 상품은 동부화재에서 취급하는 유학생보험이다. 이 보험은 지난해 기준, 연간 16만5천원의 보험료를 내면 사망 시 1억원, 후유 장애 시 1억원의 혜택을 받고, 입원치료 시 최대 3천만원 한도 내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

통원치료 시엔 25만원 한도에 180차례까지 혜택을 받으며 내원한 곳이 의원일 경우 자기 부담금은 1만원, 병원급은 1만5천원, 종합병원은 2만5천원 등이다.

특히 이 유학생보험은 국내 대학생이 일반 의료보험에 가입했을 시와 거의 비슷한 혜택을 보장하고 있다.

■ 보험가입 정책 우수학교, 경희대

경희대는 지난 2010년까지 자율화했던 보험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등록금 고지서에 의료 보험료 항목을 추가시켜 자율적으로 내도록 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가입률이 55% 정도로 저조하자 올해부턴 아예 보험료를 등록금과 함께 납부하도록 의무화했다.

경희대에서 체육학을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이대무씨는 "등록금 고지서에 보험료가 포함돼 있어 편하게 납부했다"며 "무조건 의무라고 할 게 아니라 우리가 쉽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돼 주변 친구들도 100% 가입했다"고 말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