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나라의 농업정책은 단발적이거나 불만 해소 차원의 일시적 지원에 그치면서 결국 농가 부채만 늘어나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또 FTA 협상 체결과 사료가격 급등 등 기존 축산업 여건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축산농가의 소득원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말 산업은 경제적 파급과 고용창출 효과가 월등해 향후 축산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 꼽힌다.
정부, 사료·분양 등 관련산업 동반성장 집중
경마산업 '승마의 20배' 경시풍조 전환 필요
전문인력 부족…지자체 승마장 쏠림 우려도
■ 말 산업 현황
'말 산업'은 말을 매체로 이뤄지는 모든 산업을 뜻한다.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국내에는 모두 1천900여개 농가에서 약 3만400마리의 말을 키우고 있다. 승마장은 300곳, 승마인구는 2만5천명 정도다. 농가당 평균 18마리를 키우고 있고, 24%가량은 실내 승마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말 산업 규모는 경마 4조6천억원, 승마 2천600억원으로 주로 경마에 집중돼 있다. 고용창출 효과 역시 경마가 1만8천명으로, 승마 2천명에 비해 압도적이다.
정부는 말 산업 5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국내 마필수를 10만마리로 늘리고 승마장은 800곳, 승마인구는 6만명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 말 산업 기대효과
2010년 서울대의 말산업육성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말 1마리는 25년 동안 5.63명을 먹여살릴 수 있으며 약 4.8명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 정부는 최근 법 시행에 따라 승마를 중심으로 한 말 산업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2014년까지 약 7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 사이 승마장이 50% 가까이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말 조련사와 승마지도사, 마필 관리자 등 핵심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승마 이외에 현재 2조8천억원 규모의 시장인 사료·장제·장신구·부산물·말고기·동물약품·수의·분양 등 관련 산업을 동반성장시켜 2016년까지 3조6천억원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말 생산·판매· 관광 등 새로운 대체 소득을 발생시키고 부업 소득원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농어촌의 경관과 조화된 승마관광이 활성화될 경우 도농 교류는 물론 귀농·귀촌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승마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하는 유일한 스포츠로 신체적 운동효과뿐 아니라 생명체와의 교감을 통한 정서적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이 때문에 일반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재활과 게임중독 등 청소년 심신치료에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산적한 과제
말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 산업이 성공하려면 경마를 도박으로 치부하는 풍조와 말고기에 대한 거부감 인식 전환 등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까지 말 산업은 주로 경마에 집중돼 타 분야는 관련기관과 단체별로 유기적인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으며 산업으로서의 인적·제도적 기반과 지향목표도 확실치 못한 상황이다.
승마장 대부분이 영세하고 시설·환경 등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것도 과제다. 실제 승마장의 평균 보유 마필수는 18마리로, 대부분 실내 승마장 없이 외승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다.
또 농가들이 승마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말 관리 전문지식을 배워야 하지만 이를 습득할 수 있는 기관이 마땅치 않다. 각 지자체의 승마조례가 승마장 운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도 해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각 지자체들도 차별화된 마필산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승마장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어 과다 경쟁과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낭비가 우려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자치단체마다 우후죽순 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승마장 건립은 부실경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말 사육 필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시설은 갖춰 놓았는데 정작 말이 없어 운영을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진기자
[新 블루오션 '말산업'·2]향후 시장 전망과 과제(해설)
2020년까지 10만마리 목표 1마리당 4.8명 일자리 창출
입력 2012-09-1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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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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