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에서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본격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은 불과 반년 남짓. 지난 2007년 청와대를 떠난 이후 경남 양산에서 야인(野人)으로 살아왔던 문 후보는 범야권의 거듭된 러브콜 끝에 지난 4·11 총선때 부산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고( 故)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외에는, 사실상 정치 초년생인 문 후보는 그러나 이번에 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후보 등을 물리치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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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선후보 선출.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문재인 후보가 16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13곳 순회 경선 마지막 일정인 서울 지역 경선에서 누적 과반 득표를 확보해 당 후보로 확정됐다. 사진은 문 후보의 특전사 때 모습. /연합뉴스=문재인 캠프 제공 |
■ 가난한 소년에서 변호사, 그리고 노무현
문 후보는 1953년 경남 거제에서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계란 행상을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문 후보는 유신과 긴급조치로 대표되는 암흑기였던 대학 재학시절 내내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고(故) 리영희 선생의 '베트남전쟁'을 통해 우리 사회의 허위의식을 깨닫게 됐다는 그는 1975년 4월 경희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강제 징집돼 특전사에 배치됐다.
문 후보는 오랫동안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부패 관련 구설수에 단 한 번도 오르내리지 않았다.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고 있는 시절 민원을 들고 찾아온 고등학교 동창생을 문전박대한 일은 정치권에서 유명한 일화다. 또 자신이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부인이 백화점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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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선후보 선출.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문재인 후보가 16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13곳 순회 경선 마지막 일정인 서울 지역 경선에서 누적 과반 득표를 확보해 당 후보로 확정됐다. 사진은 문 후보가 아내 김정숙씨와 결혼 때 모습. /연합뉴스=문재인 캠프 제공 |
문 후보 앞에는 이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서 있다.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하고, 이 산을 넘어서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청와대를 향한 마지막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문 후보는 민주화투사, 청렴성, 원칙주의 등에서 안 원장, 박 후보와 차별성을 갖는다. 문 후보는 원칙과 소신을 분명히 하면서도 상대방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의지가 강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치적 중도층과 2030세대, 그리고 지역구도에 기반한 구태정치의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지지도 함께 받고 있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문 후보의 캠프 이름은 도종환 시인의 시 '담쟁이'에서 따왔다. '담쟁이'에는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고 적혀 있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