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 중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지난달 20일 후보 확정 후 한 달 가까이 나 홀로 대권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16일 문재인 후보를 공식 선출하면서 여야간 대권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에다 범야권의 유력주자로, 이번 대선의 '상수'로 불려 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번 주 중반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초반 대선판은 일단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각경쟁 체제로 짜이게 됐다. 물론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어 결국은 여야 '1대 1' 구도로 재편되겠지만 단일화 이전까지 세 주자는 3각구도를 형성하면서 무한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안 원장이 독자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주목된다.
■ 이번 대선의 의미와 현재 판세는 = 선거 구도가 기존의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 남성'의 성(性) 대결구도로 짜인데다 기존 정당정치와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형태의 격돌 양상을 띠고 있어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정치질서가 뿌리부터 바뀔 가능성이 높다.
대선 이후 정치환경의 변화 폭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승자와 패자의 명암은 더욱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권 재창출에 나선 여당과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으려는 야당이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상황은 여야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안갯속 판세라는 데 이견이 없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가 40% 안팎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와 안 원장이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고, 문 후보 역시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형국이다.
■ 安-文 단일화 최대 변수 = 정치권에선 안 원장의 행보를 놓고 억측이 무성하지만 결국은 문 후보와 단일화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야권에선 단일화 실패시 대선 필패라는 위기감이 퍼져 있는 상황이다.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 원장이 문 후보에 크게 앞서 왔으나 문 후보가 최근 지역경선에서 연승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 일부 조사에선 문 후보가 안 원장을 누르기도 해 주목된다. 두 사람 중 누구로 단일화되느냐는 대선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화 전망과는 달리 일각에선 안 원장이 독자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단일화시 100%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와 더불어 근본적으로는 기성 정치판에 대한 실망과 염증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만큼, 안 원장이 결국 새 정치를 모토로 독자출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치열한 상호검증 예고 = 여야는 별도 검증팀을 가동하며 상대 후보에 대한 치열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과 정수장학회 문제, 친·인척 문제 등을 고리로 박 후보에 대해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고, 새누리당은 안철수연구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의혹과 전세살이 논란, 재벌회장 구명 탄원서 등을 쟁점화하며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후보 확정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검증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청소년 지킴이'로 불리는 강지원 변호사가 정치개혁을 모토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또 동반성장 전도사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제3정당 창당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의종·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