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들이 지난 5일 독자위원회를 열고 8월 경인일보 지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영준기자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들은 지난 5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8월 한 달 동안의 경인일보 지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는 임병구(인천교육연구소장·교사), 윤보식((주)도일인텍 대표) 위원이 참석했다. 조성혜(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대표)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장철순 인천본사 편집국장과 임성훈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부장이 나와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독자위원들은 인상 깊었던 기사로 14일자 23면에 보도된 <어르신들의 '새 애레삐이트'… 세상이 가까워지다> 기사를 꼽았다. 이 기사는 인천도시공사가 1993년 준공한 선학 임대아파트 일부 동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준 일을 보도한 것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도시공사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사진첩, 동영상, 편지 등을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 내용을 담았다.

임병구 위원은 "영구임대아파트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비로소 세상나들이를 했다는 사실과 그런 고마움을 편지와 동영상에 담아 담당자에게 전했다는 미담을 소개해 큰 감동을 주었다"며 "이러한 미담은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좋은 기사"라고 말했다.

윤보식 위원은 "최근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임대아파트 노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고려해 무상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준 인천도시공사의 선행이 아름답다"며 "매우 훈훈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내 각박한 세상에서 미소를 머금게 하는 좋은 기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조성혜 위원도 "어르신들의 감사편지를 통해 오랜만에 훈훈한 기사를 생생하게 접하게 해 준 기사였다"고 평가했다.

6일자 1·3면에 보도된 시화호 조력발전과 관련된 바닷모래 영향을 다룬 기사도 호평을 받았다. 독자위원들은 "인천의 항만 기능은 도시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라며 "인천항이 무역항으로서 수심을 확보해야 항로 유지가 가능한데 시의적절하게 분석해 배치한 기사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경인일보의 송도신도시와 경제자유구역을 다룬 보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특히 '줌 인 송도' 지면이 도마에 올랐다. 경인일보는 13일자 9면에 채드윅 외국인 교사, 한국문화교육 현장스케치와 20일자 9면 커낼워크 상가 관련 보도, 27일자 9면 채드윅 학교, 뉴욕주립대 관련 질의 답변을 보도했다.

임 위원은 "송도 인구 5만명이 넘었으면 그들의 생활이 있을 것이다"며 "특히 쓰레기 처리, 대중교통 문제, 타 지역과 비교해 본 물가, 아파트로만 이뤄진 단조로운 풍경 등 송도를 '줌인'해서 들여다보려는 미시적 분석과 노력이 전무했다"고 비판했다. 또 "예를 들어 국제학교, 뉴욕주립대를 소개하려면 등록금 등 경비 문제에 대한 궁금증이 제일 많을 듯한데,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없어 공허하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28일자 7면의 '송도 클러스터 구축' 관련 기사와 13일자 7면 '송도글로벌 대학캠과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기사, 6일자 7면 '송도 뉴욕주립대 - 보타메디 치매치료제 관련 협약 체결' 기사 등 경제자유구역 보도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

임 위원은 "경제자유구역 구상 단계부터 나왔던 얘기가 클러스터를 통한 집적효과 문제였다"며 "왜 여전히 계획만 있는가를 따져 물어야 할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그는 "'산·학·연 네트워크'와 '클러스터'가 어떻게 다른지조차 구분 안 된다"며 "이제 경제청 정책을 분석 비판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뉴욕주립대는 현재 전자공학과 컴퓨터 공학 대학원만 운영중이고 연구 관련 기관도 해당 분야"라며 "그런데 치매 치료를 위해 중추신경전문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업체가 대학에서 어떤 도움을 기대하는지 묻는 게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24일자 보도된 <상정고, 자율형 공립고 선정, 신흥 명문고로 우뚝> 기사에 대해서 독자위원들은 "자율형 공립고로 선정된 학교는 동인천, 예일 등 여러 곳이다"라며 "자율형 공립고 선정이 곧 명문고로 서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희망을 현실로 기정사실화한 오류다"고 지적했다.

10일자 7면의 <'FTA일자리' 청년들에게 날개 달다> 보도에 대해서는 "30명이 응모해 20명이 취업했다는 것은 경쟁률도 1.5대 1로 미미했다"며 "수많은 청년실업자들에게 날개를 달아 줄 정도는 아니며 과장된 제목이다"고 꼬집었다.

송도의 외국인 의사소통 불편을 다룬 기사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었다. 독자위원들은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모두 '영어'를 사용하는지, 영어를 '공용어'로 한다면 송도에 더 많은 '외국인'이 올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반영해야 한다"며 "'국제'도시는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지 않고 언어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도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유산을 시민 품으로'를 주제로 8월 22일부터 3차례 게재된 관련 기사를 두고는 논란이 있었다.

임 위원은 "인천의 근대 문화를 보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황부터 대구지역 사례까지 예를 들어 나아갈 방향을 잘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윤 위원은 "일본식 건물의 내부를 리모델링한 카페는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로 평가되기보다는 과거 일본제국주의 식민지하의 잔재로 비칠 수도 있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특히 일제 강점기 고초를 겪었던 부모님 세대에는 더욱 그럴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8월 보도된 자유공원의 맥아더동상 존폐를 둘러싼 보수·진보진영의 다툼도 같은 논쟁의 대상"이라며 "논란이 될 수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오피니언 새 필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임 위원은 "새 필진으로 소개된 23명이 성별로는 남성 20명에 여성 3명, 직업으로는 교수가 16명, 기타 7명"이라며 "다양한 시각을 포괄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고 구성이 편중됐다"고 조언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