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교사 익명 투서사건'을 계기로 지위를 악용한 일부 몰지각한 학교 관리자들의 온갖 횡포를 고발하는 일선 교사들의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간 알려진 여교사 술자리 강요와 신체접촉 등의 부적절한 처신 외에도 승진을 빌미로 교사들에게 시세가 떨어진 자신의 청라지구 고가 아파트(펜트하우스)를 구매토록 강요한 현직 교장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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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경 인천시의원이 최근 확보한 투서에 따르면, A학교 교장은 근무 시간이나 회식자리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구입한 청라지구 고가의 펜트하우스 아파트를 교사들이 구입해 줄 것을 권유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 아파트는 십억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승진을 운운하며 은근히 압력을 행사했다.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이를 고사한 어느 교사에게는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심지어 학부모 앞에서까지 언성을 높이는 등 인격적인 모욕을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투서를 보낸 교사는 "그 아파트를 구입한 교사가 보직을 받고 유공교원으로 승진 가산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투서에는 어느 교사가 교장 본인의 '송사(訟事)'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힘쓰자 유공교육 가산점을 주기까지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같이 원칙없고 규정을 무시한 근평으로 교사들 간에 분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또 명절 선물과 상품권 상납은 관행인데, 특히 기간제교사는 필수라고도 했다. 이 밖에 부인 이름으로 사업에 투자를 하고, 그 일로 자리를 비우는 날도 많다고 했다.

이 같이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투서는 A학교 교장 이외에도 한두 건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노현경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투서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