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서 내용 읽고 있는 노현경 시의원 인천 '여교사 익명 투서사건'을 계기로 지위를 악용한 일부 학교 관리자들의 온갖 횡포를 고발하는 일선 교사들의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노현경 인천시의원이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교사 투서사건과 관련한 설문조사 분석결과와 여교사들이 보내온 투서 일부를 공개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인천 '여교사 익명 투서사건'과 관련해 일부 학교 관리자들의 각종 비위 사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일선 여교사들의 투서(경인일보 10월 8일자 1·3면 보도)가 공개됐다. 특히 몇몇 투서에서는 지위를 악용한 학교 관리자들의 온갖 횡포와 부적절한 처신이 실명과 함께 적시돼 있어 인천시교육청 감사는 물론 사법기관의 수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현경 인천시의원은 8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교사 투서사건과 관련한 설문조사 분석결과와 여교사들이 보내온 투서 일부를 공개했다. ┃관련기사 3면

앞서 알려진대로 A중학교 교장은 자신이 구입한 고가의 아파트(펜트하우스)를 교사들에게 구매토록 강요하고 명절마다 금품을 받았다고 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또 B여고 교장은 회식자리에 참석하지 않으면 비난 섞인 막말을 하고, 여교사에게 성적 농담을 하거나 강제로 신체접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C고등학교 여교감은 같은 여자이면서도 되레 2차 회식자리로 노래방을 잡은 뒤 여교사들에게 교장과 부둥켜안고 춤을 추도록 했다는 폭로도 있었다. 이 여교감은 교장 회갑잔치를 열어주고, 교장이 연수나 출장을 갈 때마다 여비도 걷었다고 한다.

D고등학교 교감의 경우 여교사를 성희롱 또는 성추행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는 이 학교 교사들의 증언이 쏟아졌고, E고등학교 교감은 성희롱 발언으로 악명이 높다는 투서가 들어오기도 했다. F초등학교 교감은 자기 사람의 업무를 경감해 주는 등 근평 관리까지 해 줬다.

또 G중학교 교장은 상조회비를 준다고 했다며 특정 학습지의 인터넷사이트 가입을 적극 권유했고, H초등학교 교장은 자신이 주요 임원으로 있는 교육단체 가입을 강요하기도 했다.

노현경 의원은 "일선 교사들이 교육계의 잘못된 풍토를 바로잡고자 신분보장을 전제로 용기내 보내온 투서인 만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설문결과 비위 의혹 정도가 심각한 사례들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감사와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고 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