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신규 국제여객부두 건설이 정부의 방치와 현 건설계획의 '무용론'까지 겹치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여객부두 사업이 업계와 이용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정부와 정치권의 '힘의 논리'를 통해 움직이면서 계획조차도 끼워맞추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카페리 산업이 크루즈 관광 확대로 사양화되는 추세에서, 크루즈 전용부두 없는 여객부두 건설계획은 '속빈 강정'과도 같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3년후 年 185만명으로 확대
부산항 中 관광객 3배 늘고
제주는 국제박람회 준비도
미래 경쟁에서 뒤쳐질 상황

■ 성장하는 크루즈 버린 평택항?= 현재 국내에서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항은 부산과 제주도에만 존재한다. 그런데 오는 2015년까지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연간 185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다른 항들의 크루즈 유치 열기는 뜨거운 상태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계획한 평택항 국제여객부두 신설계획에는 크루즈 전용부두가 빠져 있다. 결국 평택항은 신규 계획에서조차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포기한 셈이다.

크루즈 유치가 가장 활발한 부산항의 경우 국경절 기간에만 1만명 가까운 중국인 여행객이 크루즈를 통해 부산항을 찾았다. 이 같은 영향으로 부산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부산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최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크루즈산업 진흥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다.

내년 중 세계 3대 크루즈선사가 제주 노선으로 신규 취항하는 제주항의 경우, 연간 3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을 기대하며 국제크루즈박람회 유치에도 나섰다.

인천항도 지난달 15만t급 크루즈 전용부두를 포함한 국제여객부두 사업을 착공한 바 있다.

■ 크루즈 왜 포함 안 되나?= 평택시 등은 수요 증가 및 항로 개설 요구 등에 따라 국토부의 계획 변경을 통해서라도 크루즈 전용부두를 신규 부두건설계획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자사업으로 이를 추진중인 정부는 사업비 확대 등에 부담을 가지며, 이를 수용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항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 시장 확대는 물론, 관광업계의 입항 요청 검토 등을 토대로 요청을 해 봤지만 현 계획의 타당성 검토도 거치지 못했다는 게 정부의 변명"이라고 말했다.

평택시 등은 경기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서해 관문인 평택항의 크루즈 전용부두 신설이 필수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도 "고급화되는 중국 관광객의 특성 변화와 아시아 전체로 넓어지는 대형 선사의 신규 크루즈 노선을 확보하고 싶다면 평택항도 신규 부두 건설시 이를 반영해야 하며, 이것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김태성·민웅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