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올들어 급증했다. 경기도를 크게 앞지르고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외국인직접투자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지식경제부의 지자체별 투자 실적(올 9월말 기준)을 보면, 인천 외국인직접투자액(도착기준)은 121건에 7억800만달러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37억400만달러) 다음으로 많았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259건, 4억7천500만달러였다. 작년 경기도 FDI가 11억9천600만달러로 인천(2억7천800만달러)보다 4배 이상 많았던 것과 올해를 비교해보면 인천의 외국인 직접투자 성장세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인천 FDI는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FDI는 투자행태별로 기존 기업 지분을 취득, 인수·합병으로 이뤄지는 'M&A형'과 신규 공장·사업장 설립과 관련된 '그린필드형'으로 나눠진다.

서울의 FDI가 M&A형에 집중돼 있다면, 인천은 고용을 유발하는 등 파급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가 많은 특징이 있다. 대표적 사례로 일본계 반도체 관련 제조 기업인 티오케이첨단재료(7천130만달러), 바이오제약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3천870만달러) 등을 들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5월 발표한 '국내 외국인직접투자의 투자행태별 생산성 파급효과 분석' 연구보고서에서 "그린필드형 FDI가 M&A형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유발시킨다. 향후 우리나라의 FDI 유치정책은 생산성 파급효과 측면에서 그린필드형을 보다 집중적으로 유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인천 FDI 성장세는 경제자유구역이 이끌고 있다. 7억800만달러 중 5억1천800만달러(73%)가 경제자유구역에 이뤄진 투자였다. 또 경제자유구역의 FDI 도착 1건당 금액은 3천900만달러로 규모가 컸다.

인천경제청 이승주 투자유치본부장은 "바이오 기업 유치, 영종도 복합리조트 사업 본격화, 일본 기업 유치 확대 등으로 FDI 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보수적인 성향의 일본 기업이 본국의 백업(back-up) 시설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게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