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9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9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독자위원들이 경인일보 9월 지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정운기자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들은 지난 9일 오전 11시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9월 한 달동안의 경인일보 지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의에는 임병구 인천교육연구소장(교사), 윤보식 (주)도일인텍 대표, 조성혜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대표, 고종원 동남스포츠레저타운 스포피아 대표가 참석했다. 임성훈 경인일보 사회문체부 부장이 참석해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고종원 위원은 경인일보의 '경인만평'과 '미스터 달팽이', 오피니언 지면 등에 대한 다양한 지적을 쏟아냈다.

고 위원은 "평소 경인만평과 미스터 달팽이의 언어사용에 대해 적절하지 못하다고 느꼈던 때가 많았다"며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만평·풍자가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6일자 미스터 달팽이를 두고 "세비인상을 다룬 만평에서 '거세'라는 표현이 매우 불쾌했다"며 "여성의원이 볼 때는 어떻겠는가? 성차별에 가까운 표현이다"고 지적했다.

25일자 경인만평에 대해서도 "박근혜 후보의 5·16과 인혁당 사건 사과에 대한 만평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겠지만 좋게 평가하긴 어렵다"며 "경인만평은 꼭 여당과 정부를 비판해야 좋은 풍자로 착각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올바른 풍자는 날카로운 비판정신과 시대정신, 올곧은 철학에서 나온다"며 "경인만평이 너무 안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 위원은 24일 게재된 참성단의 '朴·文·安'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은 이날 참성단의 '마치 세 후보만을 위해 존재하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싶은 지겨운 나날들, 어서 12월 19일이 지나가기만을 고대한다'는 부분의 표현을 문제 삼았다.

고 위원은 "대선후보에 대해 평가하고 면밀히 살펴 최적임의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비아냥대는 듯한 논자의 태도는 참 딱하다"며 "아무리 오피니언난이지만 그것을 그대로 게재한 경인일보도 마찬가지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달 4일부터 18일까지 게재된 기획기사 <新 블루오션 '말 산업'> 에 대해서도 독자위원들 사이에 논란이 됐다.

임병구 위원은 "말 산업에 대해 지역에서 설득력도 없었고 의제선점 효과도 없었던 기사"라며 "굳이 왜 기획으로 내보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은 "승마장을 건설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리고 승마에 드는 비용이 기사의 내용과는 달리 저렴하지 않고 대중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그런데도 기사의 출발은 저렴한 대중스포츠라는 관점에서 시작해 끝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천시 등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승마장을 짓고 운영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법률규정을 안고 있어 말 사육장 허가를 받고 고액의 회원을 유치해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어 문제"라며 "승마 지도자와 전문 공무원이 부족한 점과 승마장을 관리 감독할 제도와 육성책 등에 대해 좀 더 파고들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20일자 문신 사진과 함께 실린 부평식구파 검거 보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 위원은 "흉악한 조직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신과 조직범죄를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범죄자들의 몸은 언제든 촬영하고 보도할 수 있다는 과거 인식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또 "문신과는 별개로 범죄자들의 상반신도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더 대접 받아야 범죄에 저항하는 시민인권의식도 자랄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고 위원도 "모든 언론이 조폭 관련 보도를 할 때면 항상 빼놓지 않고 문신사진을 내보내고 있는데 꼭 그럴 필요가 있겠냐"며 "'문신은 이제 그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이런 보도 때문에 일반인들이 문신을 즐기는 일반인을 무서워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청소년이 문신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앞으로 조폭관련 기사에 문신사진을 게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보식 위원은 14일자 21면에 실린 동구통합취업정보센터 기사가 아쉽다고 했다.

윤 위원은 "동구청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노력의 결과로 취업센터를 통한 구직자의 취업률이 상승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10월에 '동구 청년고용창출 빈 수레로 멈추나'라는 반대 보도가 있었다"며 "처음부터 구의 전시행정을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21일 인천대 논문수준 '국공립대 꼴찌' 보도는 호평을 받았다.

윤 위원은 "인천시가 인천대에 매년 수백억원을 지원하는 등 시민세금이 인천대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인천대 교수들의 연구수준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인천지역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이슈화를 통해 노력하지 않는 교수는 퇴출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혜 위원은 '20조원대 식자재 유통시장 전쟁' 시리즈 기사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조 위원은 "식자재 공급 물류시스템 체질 개선의 시급성을 잘 다뤘고 현안 분석과 개선 필요성을 훌륭하게 제시했다"며 "앞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접근 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3일자 1면에 게재된 '뒤처지면 끝인데…도시민 우울증 는다'와 같은날 경인칼럼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 위원은 "빨라진 삶의 속도가 중장년층을 생계난으로 몰고 실업률이 높아지며 신자유주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때에 인천을 살펴본 적절한 기사였다"며 "정부와 시, 시민사회가 보다 많이 문제를 알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