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계운 인천대 교수
환경분야의 세계은행이라 불리게 될 GCF(녹색기후기금) 유치가 사실상 확정되었다. GCF 사무국 유치는 국제도시 송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고 인천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축하할 일이다.

그야말로 인천이 국제도시로서의 명분과 발전을 위한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일은 이를 인천의 발전과 잘 연계시켜 나가는 일이다.

단순한 국제 기금 성격 아닌
지구환경보호 최소한의 조치
시민들 국제적 문제 의식변화
송도 다양한 국제기구 연계
세계 녹색 논의 중심지 육성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이를 위해서는 GCF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GCF는 2010년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지구상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전 세계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시작되었다. 이로부터 1년 후인 2011년 12월 제17차 회의에서 GCF 사무국 창설과 조직 출범을 합의하였고 또 다른 1년이 지난 올해에 사무국의 위치를 확정한 것이다.

따라서, GCF 문제는 단기간의 문제라기보다 장기간 플랜이 필요한 사항이며 GCF가 기금은 맞지만 단순한 기금이 아니라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사실을 반드시 상기해야 한다. GCF의 이름을 가진 단순한 기금이 우리 인천에 투자되는 것으로 오해하기보다는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천시와 인천 시민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GCF의 실제와 방향에 대하여 차분하게 분석해 보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GCF가 왜 만들어지게 되었고 기금이 모금될 때까지 어떠한 과정이 남아 있으며 이때 우리는 어떠한 노력이나 자세가 필요한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방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장·단기 로드맵을 만들고 인천 시민들이나 인천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나 중앙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이 있는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두 번째는 우리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요망된다. 중간 과정의 노력은 소홀히 하고 결과만을 우선시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결론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를 위한 과정이나 노력 자체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GCF에 관한 시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내 지역, 내 나라 못지않게 주변국이나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는 GCF 사무국 유치국답게 기금 모금과 운영에 대하여 충분히 검토하고 현명한 방안을 제시하여 기금이 목표대로 잘 마련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2020년까지 연간 1천억달러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갖고도 개도국과 선진국간 해석이 다르다.

개도국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천억달러씩 8년간 8천억달러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1천달러를 만들고 이어 7년간 1천억달러씩 8천억달러를 조성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기금을 누가 얼마나 내야 하는지와 어떤 분야에 기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적 현안들에 대하여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정하고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이해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넷째는 송도를 그린 유엔(Green UN)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번 GCF 유치 이전에 이미 송도 지역에 들어와 있는 철새사무국 등과 연계하고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나 녹색기후센터(GTC)도 이곳에 위치시켜 세계 녹색 논의의 중심이 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이들을 충분한 논리를 가지고 설득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송도경제자유구역을 말로만이 아닌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충분히 벤치마킹하여야 한다. 본국과 왕래가 용이해야 하고 각종 행정이 국제적인 정서에 맞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의 기능을 잘 갖추어 가족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사무국을 단순히 사무만 보는 것으로 인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꾸준히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도록 노력하고 지역으로부터 충분한 지원과 관심이 담보되며 중앙정부와는 긴밀한 관계가 유지될 때 GCF 사무국의 성공적 운영도 달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