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으면 올해로 30살, 한참 장성할 나이인데…."

30일 오전 10시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 있는 인현동 화재참사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인천학생화재참사 제13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유가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가족들이 놓은 국화다발, 몇개의 화환, 희생자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제사상으로만 꾸며진채 조촐하게 진행됐다. 매년 치르던 추모식에 한두 가족씩 발길이 뜸해지면서 최근엔 10가족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화재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여동생을 잃은 이모씨는 "사고 후 두해까지는 유가족들과 조문객들이 많이 참석하고, 언론의 관심도 끌었지만 지난 10주기 이후 뜸하다"며 "잊을 사람을 빨리 잊고 각자 생활에 매진해야 하는데 가끔씩 생각날 때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유가족들은 매달 한번씩 모임을 가지며 서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13년 세월이 지난만큼 이제는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며 정담을 나누고 친목을 다진다고 한다. 인현동 화재참사가 사회적으로 잊혀져선 안된다는 게 유가족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 유가족은 "요즘 청소년들은 인현동 화재참사를 잘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우리 아이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