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어린 남매 둘만 있는 집에서 불이 나
남매가 중태에 빠졌습니다.

엄마가 이사를 가기 위해 월세방을
구하러 나간 사이에 당한 일입니다.

어린 누나가 장애인 동생을 구하려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주변을 더욱
안타갑게 했습니다.

채널A 제휴사인 경인일보 권순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내부가 온통 시커멓게 그을렸습니다.

어제(그제) 저녁 6시쯤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 14층
박모 씨 집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 사고로 뇌병변1급 중증 장애를 앓고 있던 11살 박모 군과
13살 누나가 연기에 질식해 중태에 빠졌습니다.

부모가 없는 사이 어린 남매끼리 사고를 당했습니다.

[녹취]파주소방서 김태훈 팀장
"남자 아이가 장롱과 평행하게 천장을 보고 누워있었고,
(여자 아이가) 문쪽을 보고 엎드려 있었다고..."

경찰은 박양이 동생을 구하려다 함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양은 장애인 동생을 돌보려고
부모를 설득해 일부러 특수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동생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인터뷰] 피해아동 아버지
"심장도 안 좋고 폐도 안좋고 뇌도 손상입고...
산소호흡기 떼면 바로 죽어요. 00이가 죽는다해도
장례치를 돈도 없어요."

불이 났을 때 아버지는 직장에 있었고
어머니는 이사갈 집을 구하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피해아동 어머니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바람에 한푼이라도 더 벌어서..
애들이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월세라도 얻어서 같이 살려고 했다가..."

동생 박군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고
누나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남매가 음식을 먹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작동시켰다가 불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인일보 권순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