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진도 좋지만 지역주민들은 빠른 토지 보상을 통해 금융권 대출부담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을 가장 바라고 있습니다."

용유·무의 관광단지개발을 추진중인 특수목적법인(SPC) (주)에잇시티(8CITY)의 사업계획 발표 후, 이 지역 주민들은 '보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기대와 '과연 사업이 계획대로 실행될지'의 우려가 교차되는 분위기다.

주민들은 "용유·무의 개발 및 투자유치 발표는 수 없이 있었으나 그동안 이뤄진 것이 없다"면서 "이번 발표대로라면 보상비는 큰 부담이 없어 이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인천시와 사업 시행사의 급선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채 용유·무의 토지주 연합회장은 "보상에 들어가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무려 5년 넘도록 대책없이 지내왔다"면서 "그동안 수없이 인천경제청과 인천시를 상대로 개발이 지연될 경우 과감히 규제를 풀어 주민들의 재산권을 넘겨주라고 요구했으나 이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유·무의는 현재 3천여세대 5천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천 최적의 해변관광지로 주말에는 수도권 관광객들이 몰리는 이 곳을 인천시는 지난 2005년 켐핀스키 그룹의 투자를 받아 대규모 관광단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들고 나왔다.

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이 지역 주민들은 당시 개발에 따른 보상과 낙후지역의 도시화라는 기대감에 개발계획을 환영했다.

그러나 자본투자가 지연되면서 당초 2008년 보상키로 한 인천시의 약속이 무산되자 주민들은 개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갖게 됐다. 이어 '용유·무의 비상대책위원회'와 '용유·무의 토지주연합회'등 대안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단체를 만들었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보상을 기대하던 주민들은 오히려 대체토지 구입을 위해 미리 금융권으로부터 받았던 대출금의 상환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첫 개발계획 발표 직후 무려 30여개의 부동산업소가 들어섰던 용유지역에는 현재 10여 개만 남아있고, 그나마 부동산 거래는 완전히 실종된 상태다.

을왕리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땅값 하락으로 공시지가에 건물을 내놓더라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금융권 이자 부담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흥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