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어마을 1호,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영어마을 붐을 일으킨 원조격 주역이지만 영어교육 시장이 과잉 공급되면서 개소한 지 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경기도는 안산캠프 민간위탁을 맡은 삼육외국어학원과 다음달 2일 계약이 만료되면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영어마을이 전국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안산캠프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가 떨어져 캠프를 폐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4년 국내 1호로 문을 연 안산캠프는 개원하자마자 1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운영난 탓에 존폐 논란에 시달려 왔다.

지난 8월 소방당국의 안전점검 당시 "개·보수 공사가 시급하다"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운영 적자 문제로 개·보수 공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경기도는 한국생산성본부에 안산캠프의 기능전환 검토용역을 맡겨 안산캠프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 영어마을로서의 기능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경기도는 안산캠프 시설을 청소년수련원으로 통합해 숙소로 활용하거나 안산 선감도 일대에 예정된 제2도립수목원 등의 체류형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청소년 창의캠프나 은퇴자 전문교육기관으로 사용하는 계획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영어마을의 급속한 확산으로 공급 과잉이 초래되면서 운영실적이 저조, 도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안산캠프 시설을 도의 다른 정책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최해민·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