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과 무소속의 야권 후보 단일화 결과가 12·19 대선의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새누리당은 단일화를 구태정치의 전형으로 규정하고 단일화 바람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정해구 새로운정치위원회 간사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김성식 공동본부장 등 양측 실무팀은 8일 오전 서울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에서 첫 회동을 갖고 '새정치 공동선언문'과 관련, 4대의제를 설정했다.
새정치 공동선언은 두 후보가 지향하는 정치개혁 청사진으로, 단일화에 대한 명분을 확보하는 한편 지지층을 '누수' 없이 하나로 엮어내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날 큰 틀에서의 방향에는 무난히 합의했지만 세부 방법론을 놓고 민주당 입당, 신당 창당, 공동정부 구성 등 백가쟁명식 얘기가 나오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 양측은 '신당창당설', '안철수 양보론'을 놓고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듯 신경전을 연출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두 분 회동 당시의 상황이나 합의에 관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민주당발(發)로 보도되고 있다"면서 "왜곡된 정보가 언론에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합의 정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저희 캠프는 어제 하루 종일 '신당창당에 대한 기사가 사실이 아니다', '그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두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정치쇼'로 규정, 연일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아울러 문·안 두 후보의 정체성 차이를 부각시키는 대신 박근혜 대선후보의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했다.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단일화의 핵심은 신당 창당으로, 개인의 필요에 의해 정당을 만들고 없애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사실상 공동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전제, "권력나누기 갈등으로 국정이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또한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이 가치 선택적 문제에 대해 갈등이 나타나고 인천공항 민영화 등 주요 정책이 이념적 차이로 표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누리당 대변인단은 안 후보 측이 이날 단일화 회동 이후 신당 창당설을 비롯해 각종 설이 제기된 데 대해 민주당에 유감을 표시한 점을 소재로 공격에 가세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단일화 작당이 권력 나눠먹기를 위한 밀실 야합임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고,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두 사람이 신당 문제, 그 이상의 것도 결정했지만 흥행 때문에 밝히지 않고 있다는 추측도 있는 만큼 신당설에 대한 명백한 대답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종·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