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양사와 급식조리원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9일 수원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있다. /하태황기자

지난 9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경기 399개· 인천 21개교에서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학생들이 빵·우유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졌다. 학교비정규직 노조는 호봉제 전환과 교육공무직법의 제정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후 2·3차 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급식대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사전공지 못받은 학생들
빵·우유로 점심식사 대체
경기 399곳·인천 21곳

급식대란 불씨 여전히 남아

11일 경기·인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의 파업으로 경기지역에서는 3천600여명의 근로자가 파업에 참여해 399개교에서 급식 차질이 생겼으며, 인천은 136명이 파업에 동참해 21개교가 대체 급식을 진행했다.

경기지역 학교들은 파업이 사전 공지된 만큼 단축수업(93개교)을 진행하고, 개인도시락(119개교)을 지참토록 했다. 빵·우유 등 대체식품을 제공한 곳은 147개교, 나머지 40곳은 식단을 간소화 했다. 인천은 21개교 모두가 대체식을 준비했다.

급식 종사자 15명 전원이 파업한 수원여고의 경우 전날 학부모에게 문자로 개인도시락 지참을 공지했지만, 일부 학생들이 문자를 받지 못해 매점에서 빵을 사먹거나 부모님의 뒤늦은 도시락 배달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일부 학교는 식단을 간소화 하며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를 제공, 학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경기·인천지역 노조원들은 이날 경기도교육청·인천시교육청 앞에 모여 집회를 갖고, 호봉제 전환 등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연봉제 때문에 1년 일한 사람이나 10년 일한 사람 모두 100만원이 조금 넘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며 "교육감 직접 고용을 통한 고용 안정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정규직 파업에 대한 교육당국의 대처에는 온도차가 크다. 교과부는 이들의 파업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적용 등 법과 원칙을 적용할 입장인 반면, 경기도교육청 등은 소통을 통해 원만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