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은 만성질환이지만 꾸준하게 관리하면 정상인에 못지않은 생활이 가능한 질병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전체 국민 10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만큼 흔한 질병이기도 하다.
당뇨병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부분이 자신이 당뇨병인 사실도 모르고 살고 있기도 하다.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 온다는 점에서 미리 검진을 통해 자신이 당뇨병인지 확인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가족력·비만시 발병 확률 ↑
먹어도 먹어도 에너지화 안돼
피로 자주 느끼고 체중 감소
심하면 실명·신부전증 동반
만성합병증 방지가 '최선'
약물·주사치료 함께하기도
당뇨병은 기원전 1천500년부터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병이다. 이 때 기록에 소변을 많이 보고 심한 갈증을 느끼는 환자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당뇨라는 이름은 혈액 중의 포도당(혈당)이 높아서 소변으로 포도당이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포도당은 우리가 먹는 쌀밥 등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의 기본 구성 성분이다. 탄수화물은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변한 다음 혈액으로 흡수되는데, 우리 몸의 세포들이 포도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성능이 떨어지게 되면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은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여 소변으로 넘쳐 나오게 된다. 이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부른다. 이같이 혈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면 세포는 에너지원을 공급받지 못하는 기아상태에 놓인다.
혈당이 정상인데도 요당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검진을 해야 한다. 공복혈당이 126㎎/㎗, 식후 2시간 혈당이 200㎎/㎗을 넘어서면 당뇨병으로 볼 수 있다.
■ 당뇨는 왜 생길까?
유전적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 자녀가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은 30% 정도이고, 한 사람만 당뇨병인 경우는 15% 정도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세포 손상으로 인슐린을 거의 만들지 못하는 제1형 당뇨의 경우 형제, 자매가 당뇨병이 있을 때 발생위험이 5~10% 정도다.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는 제2형 당뇨는 부모 중 한 사람이 당뇨가 있을 때 자녀가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25~30%정도로 알려져 있다.
후천적인 환경적 요인으로 당뇨병에 걸리는 비율도 높다. 특히 비만과 당뇨병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만상태가 지속되면 몸 안의 인슐린 요구량이 증가되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을 점점 떨어뜨린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과식, 운동부족, 스트레스, 감염, 외과 수술 등이 당뇨병의 원인으로 꼽힌다.
■ 당뇨병 증상은?
흔히 '3다(多)증상'이라고 한다. '다뇨(尿), 다음(飮), 다식(食)'이다. 당을 배출하기 위해 소변량이 늘고, 이로 인해 탈수가 진행돼 물을 많이 먹게 된다.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잘 안 돼 많이 먹게 된다. 이 밖에 피로를 자주 느끼고,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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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병증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급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탈수증상이 심해지고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혈당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저혈당이 올 수도 있다.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경련, 무의식, 뇌손상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만성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이 경우 장기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실명, 신부전, 심혈관계 질환 등이 올 수 있다. 만성 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어려우므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병증으로 인해 올 수 있는 당뇨망막증은 성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고, 혈관이 집중된 망막에 이상 혈관을 만들어 실명을 일으킨다. 신장에도 문제가 생겨 신부전이 오기도 한다. 당뇨병 발병 후 15년 정도가 되면 콩팥에 손상이 생겨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것이 심해지면 '부정'이 발생하고, 더욱 진행되면 콩팥에서 노폐물이 배설되지 않아 만성 신부전이 된다. 결국 요독증에 빠져 혈액투석을 하거나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고혈압, 뇌혈관 경색증, 피부질환 농피증, 치조농루 같은 구강질환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 치료는 어떻게?
치료는 갈증, 다뇨,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없애고, 합병증을 방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당뇨는 식사와 운동 조절을 기본으로 하며, 조절만 잘 해도 약 없이도 완치가 가능하다. 이것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약물 및 주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현재 '인슐린 분비 촉진제', '멧포르민', '알파 글루코시다제 억제제', '복합제제' 등 먹는 약이 많이 사용되고, 필요한 경우 인슐린 주사 등 인슐린 치료를 병행한다. 췌장 및 췌도 이식을 통한 치료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