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연천 DMZ 일원에서 16일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2012 대한민국 외국인 유학생 문화 대축전 DMZ 탐험대에 참가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긴장감이 서린 철책선을 둘러보며 한반도 분단의 현장을 체험하고 있다. DMZ 유학생 탐험대는 도라산전망대, 제3땅굴, 태풍전망대 등을 견학하며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남북의 현실을 직접 확인하고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하태황기자

"몰랐습니다. IT로 세계를 감동시킨 나라에 이런 아픔이 있었는지를…."

지난 16일 오전 파주시 월롱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입구. 금발에 파란 눈동자,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 툭 튀어나온 광대뼈 등 외모에서부터 이국색이 짙게 띠는 유학생 80여명이 모여 공장 관계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이들은 경인일보가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외교통상부, 문화체육관광부, LG디스플레이 등에서 후원하는 외국인 유학생 우호증진 프로젝트의 일환인 'LG디스플레이와 함께하는 DMZ탐험대'행사에 참가한 경기지역 주요 대학교의 외국인 유학생들.

공장 내부 홍보관에서 한국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컴퓨터를 한번쯤은 써봤다는 유학생들은 제품들을 시연해 보고는 '신기함'을 넘은 '신비로움'이라고 극찬했다.

또한 이들은 자동화된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의 공정을 바라보며 "크지 않은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저력이 나오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LG와 같은 세계적인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공장 내부를 둘러본 유학생 알무타히리 미샤리(23·사우디아라비아)씨는 "유럽의 친구들이 많은데 다들 한국의 삼성이나 LG제품들을 써봤거나 쓰고 있다"며 "어떻게 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전 세계를 감동시키는 큰 기술이 나왔는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이어 분단의 상징인 파주 도라산 전망대로 자리를 옮겼다. 공장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안보'와 '분단'이라는 의미를 서술하고 있는 장소가 나오니 적잖이 당황해 하는 눈치였다. 일부 유학생들은 북쪽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려다가 군인으로부터 "남북이 대치한 군사지역이어서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다"는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가브리엘(22·르완다)씨는 "르완다도 예전에 종족 분쟁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지금은 모두 평온하게 살고 있다"며 "남북한은 같은 민족인데도 60년이 넘도록 싸우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공부하고 있는 나라의 아픔을 함께 느낄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패트릭(23·독일)씨도 "한국이 분단국가라는 건 말만 들었지 직접 와서 느껴보진 못했는데, 현장에 와보니 지금의 한국과 과거의 독일이 느꼈을 아픔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며 "독일도 2차 대전 후 분단됐다가 통일이 됐는데, 빨리 통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외국인 유학생들은 임진각과 도라산 전망대, 제3땅굴 등 안보현장을 돌며 한국의 안보현실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다음날인 17일에는 연천 전곡 구석기박물관과 태풍전망대, 포천 허브마을 등을 방문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파주/이종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