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가 약속한 합의 시한인 후보등록일(25∼26일)이 3∼4일 앞으로 임박한 가운데 실무협상에 이어 후보간 담판회동에서도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함에 따라 시한 내 단일화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문,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반 서대구 소재 한 호텔에서 배석자 없는 단독회동을 갖고 단일화 방식 담판을 벌였으나 1시간30분 만에 성과 없이 종료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회동 직후 선거캠프에서 각각 브리핑을 갖고 "두 분 회동에서 성과가 없었다"며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단일화 룰의 핵심쟁점인 여론조사 설문 방식과 문항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인 만큼 누가 야권 후보로 더 적합한지, 더 많은 지지를 받는지를 물어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옳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단일화 이후 여야간 일대일 대결구도인 본선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박근혜-문재인', `박근혜-안철수'의 양자대결 방식을 주장했다.
여론조사 시기도 문 후보 측은 금ㆍ토요일(23~24일), 안 후보 측은 토ㆍ일요일(24~25일)을 선호해 엇갈렸으나 담판 실패로 문 후보 측 요구는 불가능해졌다.
문 후보는 회동 후 상명대에서 열린 한 사진전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시간은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고, 안 후보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모처에 홀로 머물며 숙고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유 대변인이 전했다.
두 후보간 회동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면서 협상 타결시 세부 시행 규칙을 조율하려던 양측 단일화 실무팀의 6차 협상은 열리지 못했다.
단일화 협상이 지난 19일 재개 이후 나흘째 난항을 겪으며 최대 위기에 처함에 따라 후보 등록일 이전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이 경우 각각 후보 등록을 한 후 단일화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나 합의 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따른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단일화 효과도 반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21일 밤 지상파 3사가 생중계한 단일화 TV토론에서 양측의 단일화 실무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짐에 따라 직접 만나 협의하기로 했다.
한편 소설가 황석영씨를 비롯한 102명의 문화예술계ㆍ종교계 서명파는 이날 안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 조사와 문 후보의 적합도 조사를 절반씩 반영해 단일화를 결정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