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2일 비공개 단독회동을 갖고 단일화 방식 담판을 벌였으나 입장차만 확인했다.
실무협상에 이어 직접 만남에서도 타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두 후보가 약속한 후보등록일(25~26일) 이전 단일화 여부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文 "시간이 없다 협상에 집중"
安 "후폭풍 우려 심각한 고민"
재야 "50%씩 반영 합의"촉구
추가만남 가능성 희망관측도
문,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한 호텔에서 배석자 없이 단일화 담판 협상을 가졌으나 1시간 30여분만에 성과없이 헤어졌다. 양측 대변인들은 협상 결렬 직후 각각 브리핑을 통해 "두 분 회동에서 성과가 없었다"며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문, 안 후보는 공식일정을 잡지않고 캠프 핵심 인사들과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단일화 협상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가상대결'이다. 문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인 만큼 누가 야권 후보로 더 적합한 지, 더 많은 지지를 받는지를 물어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 후보는 여야간 일대일 대결이라는 본선 상황을 반영한 '박근혜 대 문재인', '박근혜 대 안철수'라는 가상 양자대결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가상대결' 방식은 누가 박근혜 후보와의 대결에서 경쟁력이 있는 지를 묻는 '경쟁력' 방식에 가깝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야권후보 적합도'와 '지지도'에서는 문 후보가, 박 후보와의 경쟁력에서는 안 후보가 대체로 앞서고 있다.
문 후보측은 가상대결 방식을 제외하면 무엇이든 안 후보측에 유리한 방안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시기의 경우 당초 문 후보측은 금·토요일(23~24일)을 요구했으나, 협상이 늦어지면서 안 후보측이 내놓은 토·일요일(24~25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때문에 양 후보의 만남이 다시 이뤄진다면 안 후보가 조율안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협상이 급진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시각장애인 사진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간은 없고 답답한 상황이다"며 "이제 남은 시간동안 저희가 노력을 더 해야한다. 이제 다른 일정은 갖지 않고 단일화 협상을 제대로 해 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측도 오늘중으로 단일화 방식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두 후보 모두 추가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이르면 이날 밤 늦게라도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경우 후보등록일 이전 단일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
한편 작가 황석영씨 등 문화예술인과 종교인 97명은 이날 '다시 승패없는 단일화를 촉구하며'라는 제하의 긴급성명서를 내고 '가상대결'과 '적합도' 문항을 각각 50%씩 반영해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문 후보측은 이날 오후 8시께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김순기·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