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25일부터 임무에 들어가는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운동이 27일부터 본격 시작됐다. 운명을 건 '22일간의 대전'에 돌입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첫날부터 충청과 PK(부산·경남)를 강행군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과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거론된 PK에 공을 들이면서, 최대 표밭인 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첫 일정에서 제외시켜 선거 주도권이 마치 '지방'으로 내려간 느낌이다. 이번 18대 대선에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를 포함해 총 7명이 출마했지만 박·문 두 후보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 두 후보의 피 말리는 혈전이 예상된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첫날 충청과 PK에서 사활을 걸다시피 치열한 승부전을 펼쳤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그동안 각각 충청과 PK에 각별한 공을 들이면서 주도권 싸움을 한 만큼 두 지역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후보는 먼저 국토의 중심인 대전을 선택하며 준비된 여성대통령의 약속의지를 보이며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선거운동 첫 일정으로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바로 KTX편으로 대전으로 내려가 오전 11시부터 대전역 광장에서 서울·부산·광주를 다원 동시생방송으로 연결, 국민대통합 의지를 보이며 첫 유세를 펼쳤다.

지역 상징으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가 참석했으며, 17개 시·도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섞는 합수식으로 통합의 기운을 살린 것이다.

대전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지원유세 때 흉기에 얼굴을 찔려 병원에 입원했던 박 후보가 병상에서 일어난 직후 "대전은요?"라고 물으면서 판세가 뒤바뀐 곳이며, 세종시 건설 약속을 지킨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문 후보는 부산을 선택했다. 문 후보측 진선미 대변인은 "부산은 문 후보가 정치를 처음으로 시작한 곳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남은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문 후보의 철학도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또 이날 부산 유세에 앞서 서울 노량진에서 김포공항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며 '일하러 가는 서민들과 함께하는 지하철 유세'도 펼쳤다. 문 후보의 이날 유세는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창원시청, 서울 광화문 등으로 이어졌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개최된 서울 집중유세는 문 후보의 대선 정책인 '5개의 문'을 주제로 시민과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한편 두 후보는 첫날 유세부터 상대방의 약점을 직접 공격하며 난타전 양상을 보였고 중앙 무대에서도 새누리당은 "'노무현 시즌2'는 안 된다"고 공격했고, 민주당에서는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의 한판 승부"라는 논리를 펴며 서로 고공 프레임 경쟁을 벌여 나갔다.

/정의종·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