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울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담임교사로부터 수능성적표를 배부받고 있다. /연합뉴스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일제히 배부된 28일 오전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의 3학년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배치표를 보며 어떤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맞춰보고 있었다.
 
30분 뒤 담임교사가 수능 성적표와 면담 시간표를 들고 교실에 들어서자 여학생들의 수다로 시끌벅적하던 교실이 순간 조용해졌다.
 
교단 앞으로 나와 "수고했다"라고 말하는 담임교사로부터 성적표를 받은 학생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담담하게 받아드는가 하면 바로 접어 주머니에 넣어버리는 학생들, 자리로 돌아가 곧장 얼굴을 책상에 파묻고 어깨를 들썩이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 28일 서울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담임교사로부터 수능성적표를 받고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는 성적표를 받자마자 곧바로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점수와 지원 대학을 논의했다.
 
한 학생은 성적표를 확인하자마자 "대박"이라고 외쳤다. 이 학생은 "가채점 결과 언어영역이 5등급이었는데 1등급이 나왔다"면서 "지금 놀라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라며 기뻐했다.
 
또다른 학생은 "언어영역이 남들에겐 쉬웠다는데 내겐 어려웠다. 그런데 점수는또 잘 나왔다"며 웃었다.
 
서울 마포구 숭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 풍경도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리며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예상보다 성적이 잘 나왔는지 슬며시 미소를 짓는 학생이 있는 반면 일부는 허탈한 웃음을 짓거나 멍한 표정으로 성적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성적표를 받고 담임교사의 입시 전략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지만 귀담아듣는 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 28일 서울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 점수표를 배부받은 수험생들이 대학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학생은 성적표를 받아들고서 '아!' 하는 탄식과 함께 "언어가 1등급인 줄 알았는데 컷이 오르며 2등급이 됐다"며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줄곧 우수했다는 또다른 학생은 "언어는 1개밖에 틀리지 않았는데 2등급이 나왔다. 외국어가 많이 어려웠다"며 "기대보다 성적을 잘 받지는 못했지만, 면접만을 남겨둔 서울대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기준은 넘겨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숭문고 김상훈 교사는 "수능이 대체로 어려웠고 작은 실수로 등급이 바뀐 학생들이 많아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풍문여고 손태진 교사는 "언어영역 쉽게 나와 변별력이 없고 외국어와 수리영역에서 당락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영역별 가중치를 꼼꼼히 보고 아이들을 잘 지원시켜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