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동백지구에 사는 학부모 김모(38)씨는 아들의 유치원 입학 문제로 요즘 분통이 터진다. 김씨는 지난해 아들의 유치원 입학을 위해 집 주변 S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만 5세만으로 학급이 운영돼 온 유치원 운영규정 때문에 지원을 한 해 미루고 1년간 사립유치원에 보냈다. 1년 후인 지난 7일 해당 유치원은 54명의 만 5세 원아를 선발한다는 2013학년도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2주도 채 안 돼 유치원측은 누리과정 확대를 이유로 급히 재공고를 내고, 만 4·5세 각각 27명씩을 뽑기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만 5세 입학 경쟁률은 순식간에 껑충 뛰었다. 김씨는 "유치원이 누리과정 확대 방침도 모른 채 공고한 것이냐"며 "다자녀가정 우선 순위를 빼면, 만 5세 아이를 둔 가정은 사실상 공립유치원을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억울해 했다.

만 5세 아이의 학부모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누리과정 확대에 따라 기존 만 5세 위주로 구성된 공립유치원 학급편성이 만 3·4세까지 평등 수용되도록 지침이 내려지면서, 만 5세 수용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공립유치원의 총 학급수는 1천853개로, 이 중 만 5세 반이 848개에 달한다. 만 5세를 주로 해 구성된 혼합반도 442개나 된다. 반면 내년부터 누리과정에 포함되는 만 3·4세 학급의 경우 학급수가 각각 115개, 351개에 불과하다. 누리과정 확대에 따라 만 3·4세 반에 대한 추가편성이 요구돼 상대적으로 만 5세 학급과 정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립유치원의 경우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정부 지원과 초등학교와의 연계성 등으로 입학 전 아동의 입학 수요가 높다. 그러나 만 5세에 대한 입학 문이 좁아짐에 따라, 만 5세아 가정은 '대책없는 누리과정 확대'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민원에 대해 유치원측은 '지침에 따른 변경', 교육청은 '유치원측의 잘못된 학급 편성'이라며 책임 돌리기에 급급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만 3·4·5세 아동 수가 엇비슷해 특정 연령에 대해서만 혜택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