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광고를 공개하면서 양측 모두 "우리가 더 낫다"고 자신감을 보였으나 평가가 엇갈려 어느 한쪽으로 승부가 기울진 않았다. 문 후보 광고에서 '고가 의자' 논란이 부각돼 광고 자체가 크게 주목받지 못한 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양측이 동시에 '2탄'으로 내놓은 광고들이 어떤 효과를 낼 지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후보 = 박 후보 측은 1~2일 잇달아 공개한 두편의 광고에서 '위기극복의 리더십'과 '서민 대통령'을 각각 강조했다.
'위기에 강한 글로벌 리더십' 편은 '설득형' 광고로 다소 무겁고 장엄한 분위기다. 강한 파도 속에서 배가 휘청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남성 내레이션으로 "경험 없는 선장은 파도를 피해가지만 경험많은 선장은 파도 속으로 들어간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어 박 후보가 외국 정상 등을 만났던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동북아 평화를 이끌어갈 리더십"이라는 내레이션을 이어가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메시지를 부각시켰다.
'박근혜가 바꾸는 세상' 편은 '서민'을 대변하는 세탁소 할머니ㆍ가게주인 할아버지가 각각 주인공으로 나와 박 후보를 지지한다. 30초짜리 광고 2개를 이어붙인 형태로 사투리로 약간의 유머가 가미됐다는 게 박 후보 측 설명이다.
전반부는 세탁소에서 다림질하던 할머니가 부패 척결을 강조하는 박 후보의 TV연설을 보고 전라도 사투리로 "그랑께 여자가 돼야된당게~ 그래야 아 뭐라도 바뀔거아니여~ 확 바꿔부러~"라고 말한다.
후반부는 가게에서 먼지 털던 할아버지가 약속 실천을 강조하는 박 후보의 TV연설을 보다가 경상도 사투리로 "그래 맞대이~ 맨날 조디만 갖고 하는 놈들은 안된다 마~ 이번엔 박근혜 니가 해뿌라 마~ 확 바까뿌라마~"라고 말한다.
변추석 홍보본부장은 "'서문'인 첫 광고에서 후보가 남은 인생을 국민을 위해 바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렸다면 이번부터는 이를 펼쳐나가는 것"이라며 "어젯밤 광고가 처음 나갔는데 굉장히 재밌다고 한다. 조금 있으면 굉장히 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 = 문 후보 측도 '2탄'으로 두편의 광고를 준비했다. 공식선거 운동 시작 후 내내 강조해 온 '정권심판론' 콘셉트를 담았다.
문 후보 측은 2일 '국민출마'라는 제목으로 문 후보의 목소리 대신 여성의 내레이션과 스틸 컷으로만 구성된 '민생'편과 '실정'편을 각각 내보냈다.
'민생'편은 "지난 5년, 너무 힘들었기에.."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등록금이 힘겨운 알바생과 전세난에 우는 세입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취업준비생, 상권을 뺏긴 동네 빵집 아저씨, 아이 키우기 힘든 워킹맘이 출마한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실정'편은 "지난 5년 행복하셨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포탄에 찢긴 연평도, 구석구석 썩어가는 4대강, 폭력진압에 쓰러진 용산, 권력에 짓밟힌 민주주의, 검찰개혁을 위한 정의 등이 출마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두 편 모두 마지막은 "문재인의 이름으로 당신도 출마해주십시오. 잘못된 정권의 연장을 막아주십시오"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문 후보가 단순히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지난 5년간 현 정권에서 고통받아온 국민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광고 시청자들이 정권교체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는 전체 홍보 기조에 맞춰 제작된 이번 광고가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강조한 박 후보 측의 광고와 자연스럽게 대비되면서 효과가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은혜 홍보본부장은 "박 후보 측 광고가 국정운영을 잘할 수 있는 독보적 존재임을 강조하는 '일방소통'인 반면 문 후보 광고는 지지자 자신이 문재인이 된다는 '동반자 콘셉트'인 만큼 더 큰 공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