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공평동 캠프 해단식 참석을 위해 선거캠프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TV토론과 함께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혀온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3일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입을 열었다.

대선후보 사퇴 이후 10일 넘게 잠행해 온 안 전 후보가 이날 내놓은 입장은 크게 '민주통합당 문재인 지지 확인' '대선판 네거티브에 대한 여야 비판' '정치세력화를 통한 홀로서기 시사' 등으로 집약된다.

안 전 후보는 이날 문 후보와 관련, "지난달 23일 사퇴 선언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 이제 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저와 함께 새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이처럼 에둘러 지지 의사를 표현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집회로 간주되는 해단식에서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없는 법적 제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표현이 논란이 되자 유민영 대변인은 해단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단일후보로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대선판 네거티브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며 "대립적인 정치와 일방적인 국정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고 여야를 동시에 겨냥했다. 또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시고 여러분이 닦아주신 새정치의 길 위에 저 안철수는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해 항상 함께 할 것이다"며 '새정치'를 화두로 한 정치세력화와 홀로서기 의사를 피력했다.

안 전 후보의 이날 발언은 문 후보측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어서 대선 최대 승부처이자 안 전 후보의 대표적 지지세력인 중도·무당파층의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문 후보측의 경우 "감사드린다.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대체적으로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측은 대선판을 뒤흔들 정도의 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치전문가들도 당장 문 후보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안 전 후보의 행보에 따라 지지층이 문 후보에게 옮겨가며 대선판이 또 한 차례 요동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안 전 후보측 유 대변인은 "남은 문제는 어떻게 도울 것인가이다"라며 "돕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분명히 했고 조만간 결정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순기기자